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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희 시민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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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통근버스 노선을 시내까지 확장 운영한다는 안내문을 본 후, 통근버스를 이용해 보겠다고 마음먹은 터였다.
통근버스는 이마트 후문에서 7시와 8시에 출발한다는 안내문을 전날 회사에서 받았다. 늦지 않으려 부지런히 걸었다. 다행히 집이 이마트에서 그리 멀지 않아 10분 정도 일찍 도착할 것 같았다.
7시 50분쯤 이마트 근처에 도착해 한숨 돌리는 데 무료 통근버스로 보이는 주황색 버스가 출발지를 지나 양산역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급히 뛰어가 문을 두드리고 차에 올랐다. 7시 51분이었다. 약속된 출발 시각까지 아직 9분이나 남아있었다.
기사님께 물으니 7시 50분 출발이라고 한다. 예고도 없이 시각이 바뀐 거다. 안내받은 시각에 왔으면 지각을 면하지 못할 뻔 했다.
혹시나 싶어 퇴근버스 시간표를 다시 물었다. 역시 전날 알려줬던 시각과 달랐다. 오후 5시 30분과 6시 30분 출발이란다. 출ㆍ퇴근 시간이 맞지 않아 ‘다시 자가용으로 출ㆍ퇴근해야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기사님께서 한마디 덧붙이신다. “다음부터는 정류장 외에는 못 세워 드립니다”라고. 통근버스에 손님을 빼앗긴다며 반발하는 택시업계 때문에 아무 데나 차를 세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날 함께 통근버스를 이용한 승객 모두 4명. 운행 초기라 그런지 이용자가 거의 없었다. 45인승 대형 버스를 여유 있게 타고 와서 편하긴 했지만 텅 빈 자리를 보니 안타까웠다. 홍보도 덜된 것 같고 무엇보다 운행 시각이 확정되지 않는 등 이용자 입장에서 불편한 게 많아서인 것 같다.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보는데 팩스 한 통이 도착했다. ‘무료통근버스 운행 노선변경안내’였다. 변경된 운행시간이 한발 늦게 도착한 것이다. 안내문을 복사해 다른 직원들에게 돌렸다. 시간표를 본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5시 30분, 6시 30분 (퇴근버스) 출발이면 이용하지 말라는 거네”라고 말한다.
우리 회사 퇴근 시각을 기준으로 보면 5시 30분 출발은 빠르고 6시 30분 출발은 늦기 때문이다. 통근버스 운영을 맡고 있는 양산시상공업연합회측에서도 한 대뿐인 버스로 운행 간격을 1시간 이내로 좁히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현재로썬 방법이 없는 셈이다.
직원들은 퇴근 때문이라도 당분간은 통근버스 이용이 힘들겠다며 투덜거린다. 나도 마찬가지다. 퇴근버스를 타기엔 시간이 아슬아슬하다. 결국 이날은 퇴근버스를 타기 위해 조금 일찍 퇴근했다.
다음날도 일단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근했다. 퇴근 문제가 고민되긴 했지만 직접 운전해서 출근하는 게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회사에 도착했는데 희소식이 전해졌다.
퇴근버스 운행 시간이 5시 40분과 6시 40분으로 각각 변경된 것. 5시 30분 퇴근이니까 ‘칼퇴근’하면 버스를 탈 수 있다. 물론 ‘칼퇴근’이 눈치 보이긴 하지만 전날처럼 조기 퇴근은 아니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이렇게 나의 통근버스 출ㆍ퇴근은 좌충우돌하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통근버스는 나보다 더 불안한 모습이다. 운행시간은 언제 바뀔지 모르고 이용자도 적고…. 그래도 아직은 운행 초기라 시행착오가 많을 것이라며 애써 이해해 본다.
내년에는 버스가 늘어나고 그만큼 운행 간격도 좁아진다고 하니 더 편리해지겠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결국엔 ‘야무지게’ 완벽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통근버스를 이용하는 근로자들도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한지희 시민기자 han8604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