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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시민으로부터 환영받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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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시민으로부터 환영받는 축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09/22 10:05 수정 2015.09.22 10:01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나비축제, 산천어축제에 이어
진주 유등축제도 입장료 받기로
지역사회 찬반 논란과는 별개로
우리 시의 삽량문화축전도
시민으로부터 지지받고 있는지
공공재로서 효능 짚어봐야 할 때


개천예술제와 함께 진주시를 대표하는 유등축제를 보려면 이제 입장료를 내야 한다. 행사장 주변에 가림막을 치고 성인 기준 1인당 1만원의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최근 해마다 30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몰린 축제이니만큼 예상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관단체에서는 국ㆍ도비 보조금이 줄어들어 시민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축제 발전을 위해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진주성과 남강 주변 도심 중심부의 광활한 지역에서 펼쳐지는 유등축제가 어떻게 출입 시민을 가로막고 입장료를 징수할지, 자연 관광지인 촉석루를 찾는 일반 관광객을 무시해도 되는지, 일종의 공공재(公共財)인 지역 축제를 깊은 고민 없이 유료화해도 되는지 여론이 분분하다.

부산시 글로벌 페스티벌인 광안리 불꽃축제도 조망이 좋은 근거리에서 관람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요금을 내야 한다. 눈부신 백사장에 깔아놓은 1만 개의 의자는 많게는 10만원의 사용료를 내고 티켓을 사야 앉을 수 있다. 일반 관람객은 인파가 미어터지는 주변 도로를 이용하거나, 바가지요금을 감수하고 인근 음식점이나 카페, 심지어는 숙박업소를 빌려 관람할 수밖에 없다. 불꽃축제는 10월 말에, 진주 유등축제는 10월 첫 열흘간 열린다.

수천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지역축제 중에서도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어 좋은 평가를 받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전남 함평 나비축제, 충남 보령 머드축제,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 등이다. 이 중 나비축제와 산천어축제가 관람객에게 입장료를 받아 운영하는 것인데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짐작 가는 대로, 두 축제는 폐쇄적인 특정 공간에서 진행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입장료를 징수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

지역축제를 개최하면서 참가비나 입장료를 징수하는 문제는 어쩌면 경제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유등축제가 제아무리 매년 수백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하더라도 유료화 이후에도 그러리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요즘처럼 가족 단위 레저나 관광이 대세인 상황에서 4인 가족 기준 하루 입장료 3~4만원은 적지 않은 금액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의 축제에서도 실제 유등행사에 참가하는 관광객들에게만 따로 이용료를 부담시킨 사례가 있다. 이제 일반 시민에게까지 돈을 받겠다는 취지로 들려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축제를 돌아보자. 삽량문화축전은 예년과 같이 다음 달 2일부터 사흘간 양산천 둔치 일원에서 펼쳐진다. 1980년대 중반 문화제로 출발했지만 주관단체가 상공회의소에서 문화원으로 바뀌었다가 양산시가 회수한 뒤 축전으로 전환하고 별도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열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시의 영향력이 무시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가 방향타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진위원회의 독립적 의결 권한이 약하기 때문에 해마다 관 주도의 행사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핵심적 주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지속 발전시키지 못하고 백화점식 행사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다시피, 지역축제가 꼭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발상은 지나치다. 오히려 세금을 들인 공공행사로서 지역 주민의 애향심과 소속감을 고취하고, 더욱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지방자치시대에 정서적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처럼 개막쇼 같은 일회성 보여주기 행사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단순하고 형식적인 역사 콘텐츠 활용을 내버려둔다면 아무리 소망등을 많이 팔아 수입을 올렸다고 해도 성공적인 행사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축제의 관건은 그 내용의 신뢰와 진정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부스 나눠 먹기와 일부 음식업체의 참여만으로 지역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는 물론, 경제 활성화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늘 참여하는 단체에 변함이 없고, 찾는 시민은 그대로이며, 연예인이 출연하는 공연이 끝나면 휑하니 비는 행사장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결산회의에서 대두되는 문제점들이 왜 별다른 개선 없이 해마다 되풀이되는지 추진위 관계자들은 깊이 생각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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