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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입안에 혀처럼 온유하고 겸손한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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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입안에 혀처럼 온유하고 겸손한 친절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11/10 09:32 수정 2015.11.10 09:26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중국의 고대 사상가 ‘노자’(老子)는 ‘상창’이라는 스승에게서 도를 배워 위대한 사상가가 됐다. 어느 날 상창이 늙어서 죽게 될 즈음 노자가 스승을 찾아가서 말했다.

“사부님! 제게 마지막 가르침을 주십시오!” 그러자 상창이 노자에게 입을 벌리고는 “내 이빨이 있느냐?” 하고 물었다. 노자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다시 상창은 “내 혀는 있느냐?” 하고 물었다. 노자는 “사부님, 혀는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상창은 “자, 이제 알겠느냐?”고 했다. 노자는 “사부님, 알겠습니다. 사부님, 감사합니다” 하고 큰절을 하고 물러 나왔다.

노자와 상창이 주고받은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가? 노자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깨달았다는 것인가? 세상에서 이빨처럼 굳고 날카로워 입술과 혀를 물어서 피를 내는 것은 부러지고 깨져 빠져나가 없어진다. 정치권력, 무력, 돈으로 사람을 물어 피를 내는 것도 다 없어지고 만다. 그러나 혀처럼 물리고 피가 나는 것은 끝까지 남아있다. 노자는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만이 오래 남는다’는 진리를 깨달은 것이다.

노자 ‘도덕경’에 보면 “바다가 온갖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자기를 낮추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강과 바다는 온갖 계곡 물이 모여드는 곳이고, 성인은 온 천하 사람들의 마음이 향하는 곳이다. 이런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겸손과 관용이다. 그러므로 존경 받는 왕 같은 통치는 오직 겸손과 포용의 자세에서만 가능하다. 강과 바다는 낮은 곳에 잘 처하기에 온갖 물줄기가 모여드는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인이 백성 위에 있고자 할 때면 반드시 그들에게 겸손하게 말하고, 백성 앞에서 지도하게 될 때는 자기 자신을 그들보다 뒤에 있게 한다. 그런 까닭에 성인이 윗자리에 있어도 백성은 힘들어 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백성이 방해를 느끼지 않는다.

톨스토이는 “친절은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그리고 모든 비난을 해결한다. 얽힌 것을 풀어헤치고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하며 암담한 것을 즐거운 것으로 바꾼다”고 했다.

예수님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 11:29-30)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했다.

제자들 앞에 엎드려 발을 씻기고 “일흔 번의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했다. 더 나아가 십자가에 달려 죽기 직전에도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저들이 하는 짓을 모르옵나이다”라고 했다. 결국 온유와 겸손은 친절하고 너그러운 관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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