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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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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바와 같이 천성산은 원적산(圓寂山), 원효산(元曉山), 소금강산(小金剛山) 등의 별칭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산이 지닌 유구한 역사와 골짜기마다 담긴 전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한국인에게 있어 영원한 정신적 성인으로 불리는 원효 스님의 자취는 능선마다 진리의 불교사찰로 꽃피웠고, 다른 곳에서는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산정늪지와 아름다운 진달래와 철쭉으로 덮여 계절마다 다른 자연의 향연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천성산입니다.
1906년 웅상지역이 양산에 편입되고 어느덧 100여년이 흘렀지만 자연적 환경으로 인해 천성산은 양산을 동서로 나누는 분기점으로 인식해 왔습니다. 그러나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양산은 천성산을 중심으로 공통의 문화를 공유해 왔으며 서로 닮아 있었습니다. 이번 ‘양산이 품은 명산, 천성산’ 특별전시는 이러한 문화적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에 더욱 통합된 양산의 이미지를 각인하고자 기획했습니다.
이번 특별전시에는 보물 2건, 유형문화재 6건을 포함해 150여점의 유물을 통해 천성산의 역사문화를 볼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여기에는 천성산을 중심으로 집단생활을 영위하던 청동기 시대 유물을 포함, 천명의 성인을 모신 89암자에서 출토 혹은 전승된 귀중한 불교유물들이 있습니다. 또한 1920년 당시 내원사 주지를 지낸 경봉대선사가 천성산의 아름다움을 무려 170여명의 묵객들에게 받아 편찬한 시집(詩集)을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흔히 경주 남산을 일러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천년 신라의 정신과 함께 곳곳에 많은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양산에는 천성산이 있습니다. 천성산은 어느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만큼 문화유산, 자연,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3박자를 고루 갖춘 산입니다. 조물주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줬고 우리 조상들은 그곳에 많은 이야기를 남겨뒀습니다. 그것을 잘 보존하고 발굴해 무한 자산으로 만드는 것은 앞으로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끝으로 인구 30만 시대를 맞이해 중견도시로 대도약하는 양산에게 천성산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을 던져 봅니다. 그것은 분절, 단절이 아닌 통합과 화합의 정신(精神)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