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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중견도시로 가는 길..
오피니언

[박성진 논설위원 칼럼] 중견도시로 가는 길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5/12/08 10:17 수정 2015.12.08 10:11



 
↑↑ 박성진
본지 논설위원
 
부산대 유휴부지 방치 지적한
시의회 의장 비판은 적절하다
인구 30만 중견도시로 가는 길은
기업과 학교, 시민사회 전반의
화합과 공동 목표로 가능하다
관은 유기적 결합의 중심에 서야

양산부산대병원 개원 7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한옥문 시의회 의장이 부산대측 약속 불이행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 의장 발언은 남의 집 잔치에서 주인을 나무라는 쓴소리를 한 것으로 상당히 충격적이었지만 시민 대변자로서 비판한 것이기에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2000년 초기 당시 물금신도시 조성사업이 국내 경기 침체로 난항을 겪자 지역사회 전체가 합심해 사업 관철을 밀어붙였고 이 과정에서 부산대 양산캠퍼스 이전을 위한 부지 제공이 성사됐다. 부산대측은 부산 시내에 위치한 캠퍼스와 대학병원 등이 포화상태를 보여 이전 확장이 절실했고, 신도시 조성사업 주체인 당시 한국토지공사로서도 분양 활성화를 위한 특별 조치가 필요했던 터였다.

특히 양산시는 수년간 끌어오고 있던 공사 부진의 돌파구로 부산도시철도 2호선 연장과 부산대 의대 캠퍼스 유치는 물러설 수 없는 조건 그 자체였다. 결국 도시철도 연장 사업비 부담과 부산대 캠퍼스 부지 원가 제공이라는 토지공사의 수용을 이끌어내면서 시민 힘으로 신도시 사업을 재개한 것이다.

이후 15년 동안 부산대측은 매입한 부지 일부에 의대 캠퍼스와 병원을 조성한 뒤 상당한 유휴부지를 방치하고 있다. 한때 학교측은 자체 경영수익을 위한 부지 활용 방법을 모색하다가 시민에게 호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를테면, 상업용 골프장 계획을 세우기도 했고 심지어는 떠돌이 야시장 단체에 장터 임대를 하려다 거센 반발로 철회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여 지역사회 질타를 받았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양산물금신도시 가장 중심부에 부산대학교 대단지가 있다. 단지 사이로 대로가 조성돼 있을 정도고 지하철역과 연계돼 있다. 신도시 핵심 지역이 허허벌판으로 방치돼 일부는 임시 야구장으로 파행 운영되고 있는 형편이다.

양산시의회는 이미 지난 4월에 부산대측에 유휴부지 활용 촉구 건의문을 보낸 상태다.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와 의회는 여러 경로를 통해 개발 계획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국립 부산대측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이번과 같은 해프닝이 일어난 것이다. 시의회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들여 매입한 토지를 계속 내버려두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사업 의지가 없다면 차라리 부지를 반납해 신도시 전반에 걸친 효율적 계획 수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시는 지난달 20일 인구 30만 시대를 개막했다. 시 전역에 나붙은 축하 현수막과 기념 공연, 기념행사로 자축하는 분위기가 풍성하다. 정부 지원금 규모가 늘어나고 공무원 승진 잔치도 준비돼 있다. 양산시는 30만 자족 도시 위상을 높여 나가면서 도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기한다는 비전을 내놓고 있다.

세부 목표에는 교통과 기업도시, 교육문화와 복지건강도시, 선진행정도시 등 여러 갈래의 구체적인 추진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소도시에서 중견 도시로 거듭난 사회의 기대치만큼 장밋빛 청사진을 펼치고 있는데 그 자체는 고무적이다.

현대사회는 관(官) 주도 사회가 아니다. 저소득 개발도상국 시절 행정 마인드를 고수해서는 창조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새로운 지역개발 패러다임은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이뤄져야 한다. 수천 개 기업체, 3개 대학을 비롯한 각급 교육기관과 공공 기능을 가진 기관, 단체들 그리고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협력도 필요하다. 빠질 수 없는 것은 시민사회 화합이다.

이 대목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기업의 역할이다. 어차피 양산시 성장 동력은 기업 활동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기업가들은 형식적인 지역 연계 사업을 지양하고 실질적으로 지역을 선도할 마인드를 키울 의무가 있다.
 
최근 지역에서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 유통업체가 침체된 물금 원도심 전통시장을 인수해 대형 상가 건립을 추진하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신도시 석산지구에 패션그룹 형지가 대형 아웃렛을 개장한 뒤라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역 내 기업들이 경영 편의를 얻는 만큼 지역사회에 이익 일부를 환원하는 사회적 공헌을 유도하는 것이 관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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