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라서 간만에 평일 라이딩을 해봤다. 10시 반까지 보기로 한 사람들은 오지 않고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 땀이 식을 것 같아 자전거 타고 주변을 계속 돌았다.
아침에 꽤 바람도 불고 추웠다. 편의점으로 피신해서 뜨끈한 커피를 한 잔 하고 어디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회야댐에 가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이 날씨에 갔다간 또 털려서 올 것 같았지만 일단 출발했다.
양산고개에서 다 사라져 갈 줄 알았는데 아주 천천히 올라갔다. 앞에서 사진을 좀 찍어주려 했는데 앞에 갈 수 없어 힘들었다. 사진 찍어주겠다고 천천히 오랬더니 그냥 옆으로 자꾸 온다. 뒷모습 전문 사진가가 된 기분이다.
천천히 올라가는 양산고개는 언제나 옳다. 내 사진은 내가 알아서 잘 챙겨 찍었다. 이날 라이딩 사진은 다 양산고개에서만 찍은 것 같다. 양산고개 내리막 후 통도사 방향으로 직진했다.
나보고 안 끈다고 뭐라는 사람이 있어 아주 잠깐 선두로 가고 바로 산화했다. 평일이라 차가 많은 건지 너무 차가 많아 통도사 가는 뒷길은 두 번 정도밖에 안 가봐서 뒷길로 가자고 해서 뒷길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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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너무 힘들었다. 통도사 다 못 가 하늘공원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들어갔다. 그러자 나오는 평지를 쭉 달리고 또 달렸다. 흥에 겨워 열심히 페달을 밟으며 가는데 도로에 나와 있는 사람과 아찔하게 부딪힐 뻔도 해 많이 무서웠다.
그러다 만난 회야댐 길을 몰라 당황했다. 그냥 길 따라 무작정 달렸다. 길은 몰라도 신나게 달리니 좋은데 다리는 많이 아팠다. 이날 엉덩이 근육이 많이 땅기고 허벅지 근육도 땅겼다. 근육이 난리가 난 것. 그 와중에 찍은 사진이 잘 나와 만족스럽다.
그렇게 달리다가 우리는 범죄 없는 마을로 입성. 범죄가 한 번도 안 일어났나 보다 신기했는데 알고 보니 2001년 내용. 처음으로 잠깐 쉬고 어떻게 갈지 고민하다가 7번 국도 타고 노포로 갈까 했지만 도로가 엉망이라 해서 그냥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기로 하고 다시 출발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은 역풍에 힘들었다. 삼동에서 통도사까지는 재원이가 끌어주고 통도사에서는 성기가 끌어줬지만 그렇게 난 힘들고 지쳐 먼지가 돼 통도사에 도착했다.
역시 양산에서는 부대찌개지. 배고팠는데 밥 나오기 전에 음료수 세 컵을 먹었더니 정작 밥은 다 못 먹었다. 이날 통도사 지나 울산 삼동을 들어갔다 나와서 집까지 복귀하는데 약 110km. 부족한 나를 끌고 다닌다고 재원, 성기가 많이 고생했다. 겨울에 자전거 또 타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