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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칼럼] 추위와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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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칼럼] 추위와 감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1/19 10:15 수정 2016.01.19 10:08
최준용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호흡순환기클리닉 교수



 
↑↑ 최준용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호흡순환기클리닉 교수
 
우리는 종종 날씨가 추우면 “감기 조심해야겠다”는 말이나 생각을 하게 된다. 감기로 내원한 환자들도 자주 “어제 춥게 잤더니 콧물, 기침, 가래가 나와요”하는 말을 ​자주 한다. 필자 역시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항상 추위​와 감기​ 조심하시고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을 반드시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추위와 호흡기 질환과의 관련성은 어느 정도 있는 것일까? 현재까지는 추운 날씨에 노출돼 심하게 떨거나 심하게 더워서 감기에 걸린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주된 견해다. 이론적으로 바이러스가 있어야 걸리는 것이 감기고 남극 같은 곳에서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음을 고려한다면 추위가 직접적인 감기 원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추위라는 자극 자체는 인체 저항력을 떨어뜨려서 감기와 호흡기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필자의 동료 교수인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하기태 교수는 최근 추위가 폐 염증을 악화시키는 인자​가 된다는 사실을 과학적 실험을 통해 국제 학술지인 국제생물기생학회지에 발표했다. 추위 자체가 직접 호흡기에 염증을 일으키지 않​지만​ 추​운​ 환경​에​​​ 노출​은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외부의 침입자들을 만나​서 생기게 되는​ ​염증을 더욱 악화시켜 ​호흡기 질환을 더 심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염증이라는 것은 원래 우리 몸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이것이 과도해지면 우리 몸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심하면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준비되지 않은 채로 우리 몸이 추위에 갑자기 노출될 경우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겨울뿐만 아니라 에어컨이 일반화된 요즘 여름철 과도한 냉방에 폭로되는 것도 감기에 걸리기 쉽게 만든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을 일으키는 외부 원인에 대해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 여섯 가지 원인을 대표적으로 꼽고 있다. 바람, 추위, 더위, 습기, 건조, 열기를 뜻하는 이들 병의 원인 중 특히 바람(風)과 추위(寒), 즉 풍한(風寒)은 예로부터 감기나 급성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과 연관이 된다고 인식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땀을 내게 하면서 추위를 몰아내는 여러 한약을 이용해 급성 호흡기 질환들을 ​다스려 왔고 현재에도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계속 입증되고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계수나무의 어린나무 가지인 계지(桂枝)가 있는데, 예로부터 밖으로부터 온 바람과 추위를 몰아내어 감기증상을 고치는 처방에 자주 들어가는 약물이다. 생강이나 파뿌리 역시 비슷한 성질을 가진 식물로 감기가 살짝 오려고 할 때 차를 끓여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오과다(五果茶)라는 차를 감기 예방에 활용하기도 했다. 이것은 오과(五果), 즉, 호두알 10개, 대추 7개, 은행 15알, 밤 7알, 생강 2쪽에다 물 2L 정도를 넣고 반으로 물이 줄어들 때까지 끓인 후 수시로 차로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감기가 심해졌을 경우에는 무리하게 많은 양의 계피나 생강 등을 끓여서 먹다가 탈이 날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고령의 어르신들은 겨울이 되면 추위에 취약해 호흡기 질환에 걸릴 경우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기침, 가래 등 힘든 증상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나 초기감기 치료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만성 심혈관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에도 감기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의약 치료로는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 중에 감기 예방이나 기침, 감기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처방이 15가지가 넘고 이외에 맞춤형 한약 처방으로 감기 예방이나 추위에 약해진 우리 몸을 관리할 수도 있다. 이외에 침이나 뜸치료를 병행하여 면역력을 증진할 수도 있다.

우리 몸 면역력을 높여 바이러스와 잘 싸울 있게 하는 방법 이외에 감기에 걸렸을 때 집에서 쉽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무를 긁어서 설탕, 꿀을 넣고 무즙을 내 따뜻하게 해서 콩나물, 설탕을 넣고 푹 끊여서 먹이면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감기에 걸리면 무즙을 내거나 생강을 달여먹는 등의 민간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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