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로운 삶의 마지막 푸닥거리처럼 빈 공간에서 살아내야 하는 탄생의 의무 무의미한 중간에 서서 또 다른 망각을 꿈꾼다
40여년을 품어 왔던 의문 하나는 깨지지 않는 채석장의 돌같이 심장 중앙에 뿌리 내리고 있다
우주를 한 바퀴 돌고서도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을 알면서 회오리의 문양 그 무수한 점들 세포 곳곳을 떠돌다 여기저기 떨어진다 낯익은 목소리 등 뒤에서 분사된다 무의미한 그리움의 원점 형체 없는 그 실체를 찾아 긴 밤의 정점, 누군가가 정수기에 몸을 들이밀어 스위치를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