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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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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詩] 컵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1/26 11:15 수정 2016.01.26 11:08
이현애 시인




 
↑↑ 이현애 삽량문학회 회원
 
허허로운 삶의 마지막 푸닥거리처럼
빈 공간에서 살아내야 하는
탄생의 의무
무의미한 중간에 서서
또 다른 망각을 꿈꾼다


40여년을 품어 왔던 의문 하나는
깨지지 않는 채석장의 돌같이
심장 중앙에 뿌리 내리고 있다


우주를 한 바퀴 돌고서도
결코 살아남지 못할 것을 알면서
회오리의 문양
그 무수한 점들
세포 곳곳을 떠돌다 여기저기 떨어진다
낯익은 목소리
등 뒤에서 분사된다
무의미한 그리움의 원점
형체 없는 그 실체를 찾아
긴 밤의 정점,
누군가가 정수기에 몸을 들이밀어 스위치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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