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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 왔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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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 왔던 길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2/23 11:42 수정 2016.02.23 11:36
김경숙



 
↑↑ 김경숙 시인(삽량문학회 회원)
 
거친 껍질을 까고 나온
나무 눈이
늙은 햇살 잔소리에
초록 귀를 내민다.
마른 이끼이고
겨울 터널을 지나올 때
진통보다 더 힘든
적막한 그리움에
애태우던 질긴 마음
나이테 되어
스스로 낙원이었던
기억을 빼곡하게 담아
켜켜이 튼 아픈 살을
밤낮으로 벗겼다
언젠가 꽃이 될
그날을 떠올리며
뿌옇게 늘어진 한나절 꿈
모두 적어 가슴에 품고
충혈된 해를 따라
왔던 길을 향해
연초록으로 분주한 몸
바람으로 일어설 때
꽃 비 흥건한 굽은 토담 위로
낯익은 적목련 삼월을 불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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