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발열에는 복용 피하고
한의사 상담 후 처방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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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봉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소아청소년클리닉 과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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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감기를 예방하거나 면역 높이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소아에게 녹용을 매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부모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허약체질을 보충해 주는 데 있어서 녹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녹용은 본초학에서 보양약(補陽藥)으로 분류되며, 그 성미(性味)는 온(溫)하고 감함(甘鹹)해 간경(肝經)과 신경(腎經)으로 들어가는 약입니다.
녹용의 작용을 보면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정혈(精血)을 생성해주며 생장발육을 촉진하고 면역기능을 증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소아의 발육 불량이나 근육, 골격의 발달 불량, 운동 기능의 발달지연, 유아의 보행지연, 유아의 생치(生齒)지연, 천문폐쇄지연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도 빈혈이나 식욕부진, 감기에 자주 걸리는 허약체질 등에도 그 적응증에 맞는 처방에 첨가해 사용하면 좋습니다. 특히 이런 소아에게 사용하는 녹용은 뿔의 최상단 부위를 사용하며 다른 부위에 비해 기혈을 보충하는 효과가 훨씬 뛰어납니다.
소아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아이에게 언제부터 녹용을 먹일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보호자를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녹용이 가미된 처방은 생후 1년부터 먹일 수 있으며 녹용 3.75g(1錢)을 기준으로 10세까지는 나이 숫자를 곱한 양만큼 먹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소아 상태에 따라 한의사는 복용 시기를 앞당기거나 복용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소아에게 많이 쓰는 처방으로 귀용탕(歸茸湯)이 있는데 녹용과 당귀로 구성돼 있습니다. 소아 기력이 부족하고 원기가 약할 때 주로 사용하는 처방으로 숙지황, 당귀 같은 보혈약, 백출, 산사, 사인 같은 건비소식(健脾消食)약, 용안육, 백복령 같은 안신(安神)약 등을 증상에 따라 배합하기도 합니다.
또한 성장발육이 지연되고 하지가 무력해 잘 넘어지고 성장통을 호소하는 경우에 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이나 사육탕(四六湯) 계통에 근골을 보하는 약과 녹용을 가해 사용합니다.
그러나 감기에 걸렸거나 편도선이 부어 발열이 심한 경우에는 녹용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사춘기 학생에게 녹용을 과도하게 먹이면 식욕이 좋아지고 피로가 회복되기는 하나 성적 흥분이 자주 발생해 정신적 혼란을 유발하고 학업에 방해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녹용을 처방할 때는 소아 체질과 증상을 잘 살펴 열이 발생하거나 정신적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신중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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