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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어느 소인의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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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詩] 어느 소인의 줄타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3/08 13:35 수정 2016.03.08 01:28
이시일 시인




 
↑↑ 이시일
삽량문학회 회원
 
남들이 처 놓는 굵은 밧줄에
밧줄을 잘 타는 어느 한 소인이
이제는 그 밧줄이 자기 줄인 것 알고
더 이상 줄을 탈 수 없으니
그만 그 밧줄에서 떨어져 죽었다네


그 마지막 한 마디는 짧은 괴성이
그 줄의 주인들에 원망의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태풍이 되어 불고
죽은 자는 더 이상 말이없고
옛 주인들은 입만 살아 시치미를


본래 그 줄의 주인들은
사업자도 장삿꾼도 아니었고
그렇게 줄타는 짐승을 끌어들이는
어느 시대나 존재했던 튼튼한 밧줄로
그렇게 살아온 고생의 집단들이지
그 외마디 한 소절 속에 다 있음을 알지


어떤 환경에서도 변색을 잘하는 재주
볼품없던 가계는 부를 채운 황금단지로
그럴수록 단지풀어 치부된 흔적들
비비고 뚫으면 공간이 늘어나지
부와 명예도 일세를 풍미하다
그렇게 튼튼하던 자기의 밧줄이
쓸모없는 무용의 가치는 배신으로
세상을 향하여 독설을 남기고 갔네


어느 시대나 재주꾼은 있었고
말못할 사연들 가슴에 묻고 간 사람들
이 사람만 줄 잘타는 인간동물 아니고
시대마다 들릴 듯 표나듯 하다 사라졌지


원망의 독침은 나라의 심장에 박히고
몸살을 앓는 나라 국민들은 허탈심정
누구에게 동정표를 주어야 할까나
누적된 풍토 속에 속아 살은 우리국민


난도질 당하는 그분들게
색안경 쓰고 보지는 않습니다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믿기는 합니다
묻어둘 수도 없고 다 캘 수도 없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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