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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칼럼] 소소봄 마을살이-우리는 어떤 마을에 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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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칼럼] 소소봄 마을살이-우리는 어떤 마을에 살고 있는걸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3/08 11:07 수정 2016.07.26 11:07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마을공동체에 관해 글을 요청받았을 때, 신문에 실릴 정도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지 걱정했다. 왜냐하면 마을과 공동체에 대해 내가 어떤 역할이나 활동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빈 종이 글을 채우는 이유는 ‘마을’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필자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됐을 때 나는 단순히 누군가를 잘 도와주는 복지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 부산 금곡동에 소재한 복지관에서 일을 할 때 내 생각과 열정은 변화했다. 잘 도와주고 싶은 복지전문가에서 마을공동체를 마을주민과 함께 가꾸는 이웃이 되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복지관에서 맡은 마을만들기 사업 때문이었다. 부산시에서 진행하는 ‘행복마을만들기’ 사업과 ‘건강마을만들기’ 사업을 주민과 함께 진행하면서 주민을 자주 만나고 이야기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살기 좋은 마을을 가꾸는 것에 대한 꿈이 생기게 됐고, 사업에 참여한 주민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이 보다 좋은 곳이 되기를 희망하고 그래서 열정 있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마을’이라는 이름과 ‘이웃’이라는 이름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물론 주민이 오랫동안 살아온 이유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살아 가고 싶은 ‘터’의 마음을 봤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을이라는 이름의 향수가 주민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공감하게 됐다. 학교에서 진로 교육을 할 때 학생들에게 마을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고자 하면 난감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잘 쓰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파트, ○○동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양산은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마을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데 이토록 어려운데, 이웃이라는 이름을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앞집, 뒷집에 누가 사는지 잘 모르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마을과 이웃에 대한 이야기가 어려우니 인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학생들이 물어올 때, “이웃들이 정답게 살아가는 마을을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그만 학생들이 조용해지고 만다. 나이 드신 어른들에게는 와 닿는 말이나, 젊은 학생들에게는 개념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 돼 버렸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은 마을다운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은 이웃인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양산시는 축제 분위기다. 시 승격 20주년, 인구 30만 달성으로 중견 도시로 성장을 했다. 앞으로 인구 50만 동남권 경제ㆍ문화 허브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필자가 양산에 산지도 20년이 훌쩍 넘었다. 부산에서 이사 올 당시 나의 기억 속 양산은 황금 물결이 끝도 없이 펼쳐진 대지였다. 몽골의 초원까지는 아니지만, 흐르는 양산천이나, 멀리 보이는 금정산이나, 시야를 가리지 않는 드넓은 조망은 그야말로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도 양산은 아름답다. 잘 조성된 공원도 많고, 주민편의시설도 많다. 거기에다 이번 총선에는 선거구가 분할돼 2명의 국회의원을 가질 수 있다니,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양산이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이만하면 우린 행복한 도시에 살고 있다고 다른 이들에게 자랑할 만하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필자의 희망인지는 모르겠지만, 양산에 함께 살고 있는 3천명 정도의 외국인 근로자들도 행복한 글로벌마을이 되면 좋겠고, 8천명 정도의 20~30대 청년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자리 잡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정된 마을이 되면 좋겠고,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평화롭게 보살핌 받고, 보살핌을 줄 수 있는 점과 선의 연속성이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산책을 해도, 동행하는 이웃이 있고, 사는 곳 가까운 곳에 정이 넘치는 가게들이 있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 가르치는 믿음으로 맡길 수 있는 학교가 있고, 위험하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살펴주는 주민들이 있고, 좋은 것은 지키고, 좋지 않은 것은 바꿀려고 노력하는 어른들이 혼자이지 않고, 서로 연대하면서 살아가는 마을공동체가 여러 있었으면 좋겠다.

그곳이 내가 사는 마을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곳이 내가 살고 있는 양산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면, 어떤 마을에 살고 있는지 나 스스로에게 되물어 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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