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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화요칼럼] 양산시 승격 20주년 특별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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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칼럼] 양산시 승격 20주년 특별전의 의미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3/15 11:14 수정 2016.03.15 11:06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 관장



 
↑↑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 관장
 
2016년 3월은 양산군에서 양산시로 승격한 지 2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다. 사람으로 치면 만 20세 성인이 되는 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이미 삼국시대부터 성인이 되는 청년들을 위한 특별한 의식이 있었고 ‘고려사’에는 광종대인 965년 세자에게 평상복인 원복(元服)을 입혀 성년례를 행했다고 돼 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이 같은 성년식 전통은 더욱 확대돼 남자는 상투를 올려 관을 쓰고, 여자는 머리를 올려 비녀를 꽂는 의식인 관례식(冠禮式)을 거행했다. 이 의례를 끝내야만 비로소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 3월 성년을 맞이하는 양산도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다. 거리에는 20주년을 축하하는 가로등 배너와 현수막이 곳곳에 나부끼고, 공식 기념식을 시작으로 음악회, 체육대회, 도전골든벨, 순회사진전 등 각종 기념행사가 이미 진행됐다. 게다가 양산지역 30개 업체가 동시 다발로 시작하는 그랜드세일 행사는 유례가 없던 것으로 많은 시민의 호응을 얻었다.

이 가운데 시민이 꼭 관심을 두고 살펴봐야 하는 행사로 지난 1일부터 개막한 양산시립박물관 기획특별전 ‘양산시 비전 20, 회고와 전망’을 들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웅상지역이 양산에 편입된 1906년을 상한으로 해 이후 빠르게 변화한 양산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고 앞으로 미래 지향점이 어디인가를 생각해보기 위해 기획됐다.

19세기 중기까지 부산 구포, 김해 대저 및 언양지역까지 영향권에 뒀던 양산의 영역은 근대기에 접어들면서 부산, 울산, 김해 등 발전하는 주변 도시들에 포위된 채 쇠락했지만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기를 거치면서 발전을 이뤘다. 특히 1970년대 조국 근대화 상징인 새마을운동과 70∼80년대 양산산업단지 조성, 신도시 조성을 통해 사통팔달 교통 요지로 자리매김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모두 5개 부분으로 나눠 전시했다.

주요 전시품으로는 구한말 쇄국정책의 상징인 대원군 척화비(경남 유형문화재 제120호)가 소토리에서 옮겨져 전시실 안에서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19세기 말 거의 모든 지방에 재정이 바닥나고 백성들에 대한 착취가 극에 달았던 시기에 다른 지역에서는 유례없이 청백리 지방관으로 사랑을 받았던 손상일(孫相馹, 1870∼1873년 역임) 군수와 이만도(李萬燾, 1876∼1878년 역임) 군수 친필도 처음 공개된다.

한편 대한제국시절 양산읍성 내부시설 및 양산군 행정시설을 알 수 있는 문서인 양산군중기(梁山郡重記, 신임 군수 임명 시 전임자와 주고받는 일종의 인수인계문서) 전문을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공개 할 예정이다. 또한 일제강점기 물금철광산 문서와 구한말 양산에서 직접 쓰였던 화폐와 복권,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양산교회 문서를 처음으로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박물관에서는 이번 전시를 ‘시민과 함께 만드는 전시’라는 취지로 2014년 하반기부터 시민 기증ㆍ기탁 운동을 전개했다.

이 결과 공식적 전시물 이외에도 시민이 박물관에 맡긴 한 점 두 점 자료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워 총 300여점에 이르게 됐다. 관청에서 발급받은 문서나 초가집에서 기와집으로 바뀐 사진, 월급봉투 등 지극히 개인적 자료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자료들은 천 년이 넘게 지속해 온 양산 역사에서 보면 매우 작은 기록일 수도 있고 혹은 몇몇 사람만 기억하는 추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록 하나하나가 오늘의 번영다운 양산을 이룬 편린(片鱗)들임을 부정할 수 없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오랜 역사와 그를 위한 노력이 쌓이고 쌓일 때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인 동시에 어렵게 축적된 역사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양산 역사도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음을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절실하게 느낀다.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 유물, 작은 사진 하나가 오늘의 번영을 이룬 양산의 증거물이다.

2013년 양산 지명 600년, 2015년 인구 30만, 2016년 시 승격 20년 등 양산은 매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이 같은 역사 만들기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그런데 지역 역사 발전은 일반시민, 정치인, 교육인, 기업인을 포함한 그 지역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시민은 지역 역사문화 전승을 위한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어야 하고 정치인은 지역사 발전을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교육계와 일반 행정에서는 연구에 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여러 기관에서 우리 지역의 행정과 역사 등 생활사 강좌를 개설해 시민 공동체 형성에도 앞장서야 한다. 우리가 우리 양산을 모른다면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으며 미래에 어떤 지역 문화도 새로 만들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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