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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겸손히 허리를 굽혀야 진리를 터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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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겸손히 허리를 굽혀야 진리를 터득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3/22 10:55 수정 2016.03.22 10:55













 
↑↑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양산시민신문 
옛날 인도에 아주 겸손한 왕이 있었다. 그는 왕이었지만 누구에게나 머리를 잘 숙여 온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신하 중 한 명은 권위가 없다며 늘 불평하면서, 어느 날 이렇게 말렸다. “폐하! 사람 신체 중에 머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이 나라의 머리는 왕이옵니다. 그런데 폐하께서 아무에게나 머리를 숙이시면 신하나 백성이 도리어 불편합니다. 삼가시기 바랍니다”


임금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 후 며칠이 지나 왕은 그 신하를 불렀다. 미리 준비해 둔 고양이 해골과 말 해골과 사람 해골을 건네주면서 이런 명령을 내렸다. “이 세 개 해골을 궁 밖으로 가지고 나가 팔아 오시오”


신하는 세 가지 머리를 가지고 나가 팔기 시작했다. 고양이 해골이 제일 먼저 팔렸다. 그것을 달아 놓으면 쥐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말 해골이 팔렸다. 그것을 달아 놓으면 병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람 해골은 팔리지 않았다.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 해골을 팔러 다니는 신하를 냉대했다. 심지어 미친 사람 취급을 했다. 기진맥진해 돌아온 신하에게 임금이 말했다. “며칠 전 당신은 내게 사람 머리가 가장 귀중하다고 하지 않았소? 그러나 결국은 고양이 머리나 말 머리보다 못한 것 아니요? 사람 머리가 귀한 것은 해골이 귀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들어 있는 생각과 꿈 그리고 지식이 귀한 것이요! 이제 체면만 세우지 말고 남에게 머리를 숙이시오”


겸손에 대한 소크라테스 일화가 있다. 소크라테스 명성을 듣고 한 청년이 그를 찾아왔다. “저는 선생님의 훌륭한 가르침을 받으려고 이렇게 천리나 되는 길을 찾아왔습니다. 저를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이에 그 젊은이를 아래위로 한 번 훑어 본 소크라테스는 낮은 음성으로 단호히 거절했다. “그냥 돌아가게나” 영문도 모른 채 한마디에 거절당한 청년은 다시 한 번 더 간청했다. “제가 사는 마을에서도 저는 똑똑하기로 이름이 나 있습니다. 저를 제자로 삼아주신다면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선생님 명성을 더 빛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청년 말에 전혀 관심도 없다는 듯이 딴청을 피웠다. 그런 모습을 본 청년 마음속엔 소크라테스를 향한 울화로 가득했다. ‘저 양반 참 거만하군. 이유가 있어서 날 못 받아 주겠다면 여차 여차해서 자네를 가르칠 수 없으니 돌아가라고 말이라도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나 참 더러워서…’ 청년은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불쾌한 생각이 솟구쳐 더는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데, 소크라테스가 그의 뒤에서 입을 열었다. “머리 조심하게 젊은이” 하지만 청년은 들은 척도 아니하고 있는 힘을 다해 방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어이쿠’ 그는 이마를 감싸 쥐었다.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자기 키보다 문이 낮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다.


그 순간 소크라테스의 낮은 음성이 다시 한 번 그에게 들려왔다. “젊은이! 자네가 이 세상을 살아 나갈 때 자네 머리를 자주 숙이면 숙일수록 그만큼 자네에게 부딪치는 일이 적을 걸세” 그제야 청년은 소크라테스가 자신에게 무슨 교훈을 주려고 했는지를 알아차렸다. 소크라테스가 전한 교훈처럼 겸손한 삶은 우리를 적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패가 될 것이다.


유대 랍비가 말하기를 “진리는 길에 널려있는 돌멩이처럼 흔한 것”이라고 했다. 유대 랍비가 그렇게 말하자 제자가 “선생님 그렇게 흔한 것인데 왜 사람들은 진리를 터득하지 못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랍비는 다시 대답했다. “그거야 사람들이 허리를 굽히기 싫어하기 때문이지. 허리를 굽히기 싫어하기 때문에 돌을 주울 수가 없단다”


그렇다. 위에서 본 소크라테스가 랍비의 말처럼 겸손히 허리를 굽혀야 진리를 터득하고 진리를 터득해야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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