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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진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전일제 청소년동반자) |
“우리 아이가 학교에만 다녀오면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매일 괴롭힌다고 하며 사소한 일인 것 같은데도 민감하게 반응해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친구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장난 정도로 보이는데 우리 아이가 너무 예민한 거 같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화나기도 하고 가만히 두기는 불안해 어떻게 도와줄 수 방법이 있는지요?”
태우(가명)는 또래보다 덩치가 크고 행동이 느리며 어릴 때부터 순하고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또래 관계를 조금 힘들어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려니 했고 집에 돌아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면 부모는 ‘네가 잘못하니까 그렇지’라며 나무라고 때로는 괴롭히는 아이를 집에 초대해 친하게 지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폭력 사건이 발생해 부모가 학교에 방문하는 일이 있었다. 이후 부모 신청으로 청소년동반자 상담을 시작했고 급하게 학교로 연계해 가해자 상담과 담임교사 협조를 요청했다. 상담을 통해 태우가 인지기능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됐고, 또래와 마찰이 그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됐다. 또한 초등학교 때부터 당한 괴롭힘으로 늘 긴장하고 있었고, 먼저 공격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폭력 가해자가 되고 있었다. 부모와 의논 해 현재 도움반이 있는 학교로 전학해 아이들에게 괴롭힘당하기보다 보살핌 받는 대상이 되면서 늘 학교에 가지 않겠다던 태우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우리 반 한 아이가 잦은 결석과 지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와도 친구와 전혀 어울리지 않고 하루 종일 잠만 잡니다. 담임인 저와도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습니다. 돌봄과 상담이 함께 필요할 것 같아서 청소년동반자에 신청합니다”
민수(가명)는 최근 부모 이혼으로 가정이 해체되면서 엄마와 떨어졌고, 아빠와 남동생과 생활하게 됐다. 초등학교 때까지 학업성적도 우수한 편이고 교우관계도 원만했지만 부모 이혼으로 정서적 혼란을 겪으며 상황은 달라졌다. 중학교에 입학해 지각과 조퇴는 물론이고 친구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으며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만 자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빠 또한 불안정한 상태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지 못해 술에 취해 늦게 귀가하거나 잦은 외박으로 돌봄과 양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청소년동반자와 담임교사가 함께 가정을 방문하고 상담서비스를 통해 아빠의 변화를 끌어냈으며 지역사회와 연계해 기초생활과 경제적 서비스를 제공했다. 민수 역시 정기적인 개인 상담과 청소년캠프, 다양한 문화 활동 참여로 심리적 안정을 찾아 가는 모습을 보였다. 자칫 붕괴될 수 있었던 한 가정을 담임교사의 관심으로 청소년동반자와 연계해 부모가 놓친 보살핌을 학교와 지역사회가 다시 이어간 것이다.
‘나는 존재만으로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그 존재를 안정 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청소년이 우리 지역에 있다. 언제나 자녀의 어려움을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하는 부모와 아이들의 작은 움직임에도 고민하는 교사와 내가 겪는 아픔인양 흔쾌히 자신의 많은 것을 내주는 분이 함께 엮어가는 지역사회청소년사회안전망(CYS-Net). 안전망의 맞춤형 설계자인 청소년동반자는 지금까지처럼 청소년과 가족, 학교와 지역사회가 촘촘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따뜻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