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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향기로운 삶] 개운(改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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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삶] 개운(改運)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3/29 17:05 수정 2016.04.21 17:05
진각 스님
통도사 기획국장













 
↑↑ 진각 스님
통도사 기획국장
ⓒ 양산시민신문 
얼마 전에 수제비 잘하는 집이 있다 해 지인들과 봄나들이하는 들뜬 기분으로 길을 나섰다. 수제비는 어릴 적 고향에서 많이 먹어본 음식이라서 고향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봄이면 냉이를 캐다 넣고 거기에다 된장을 확 풀어서 구수한 맛을 더하면 물씬 어머니 손맛이 떠올려진다.


가게는 교외에 있는 일반 시골집이었는데 돌담 밖으로 홍매화가 우아한 자태를 반쯤 드러내어 우리를 반기면서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했다. 많은 사찰을 다니면서 오래된 나무들을 많이 봤지만 이 집 홍매화도 수령이 제법 있어 보이고 주인이 정성을 들여 키운 모습이 드러나 보였다.



아련한 고향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수제비를 맛있게 먹으면서 눈길은 줄곧 창밖으로 보이는 매화나무에 쏠렸다. 수제비 맛도 괜찮고 손님들도 제법 오는 것을 보니 마당 앞에 잘 생긴 홍매화도 이 집의 복을 맞이하는 데 있어서 일조하는 것 같았다.


한 집안에 복이 있고 없고는 사람에게 달렸지만 그 집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집 안에 있는 가재도구나 동식물 모두가 집안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기 때문에 서로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은 생활 형편도 예전보다 나아져 집안 인테리어도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경향이라서 아이들 방도 예쁘게 꾸며 주려고 신경 쓰고 어르신들께서 거처하는 방도 햇볕이 잘 드는 쪽으로 모시려고 하는 노력 등 모두가 복을 부르고 좋은 운을 받아들이기 위한 바람일 것이다.


사람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자신의 운명이 만들어 가는 것처럼 좋고 나쁜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도 사람이다. 한 가정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 크게는 이 세계가 풍요로움과 각박함은 사람들 마음에 달렸다고 본다.


일찍이 동서고금을 통해 운명을 바꾸고 복을 일구어낸 많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이 가운에 명대(明代)의 학자 원료범(袁了凡, 1533~1606)이 자손들에게 남긴 요범사훈(了凡四訓)에서 “명유아작 복자기구(命由我作 福自己求) 즉 운명은 자기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복은 자기 자신에게 구하는 것이다”라는 교훈에서 보듯이 사람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얼마든지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존재다. 우리는 모두가 각자 삶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인생을 멋지게 살아야 한다.


좋은 책, 감동을 주는 영화 한 편이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듯이 요즘 많이 쓰는 말로 명품인간. 명품인생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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