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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채와 고양이를 만나러 머나먼 여정을 떠났다. 낯선 곳에 가니 모험하는 기분도 들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양산으로 출발했다.
양산은 거의 초행길이라 아무것도 모른다. 채채가 말해준 대로 일단 무작정 길을 떠났다. 오늘은 우리 채채 정기검진을 받는 날이라 양산부산대학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차가 없는 뚜벅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지하철 2호선 양산행 열차를 타고 부산대양산캠퍼스역에서 내렸다.
3번 출입구는 육교랑 연결돼 있었다. 셔틀버스 타는 곳을 알려주는 알림판이 곳곳에 있으니 누구든 쉽게 찾아갈 수 있게 돼 있었다. 포근하고 따뜻한 햇볕이 너무 좋았다. 육교에서 내려오면 공원처럼 벤치도 보이고 멀리 공터도 보였다. 더 멀리 부산대양산캠퍼스도 눈에 들어왔다. 부산대양산병원이 보이긴 했지만 버스를 타고 가야 할 거리였다. 어디서 타야 할지 두리번거리니 바로 버스 정류장이 바로 보였다.
지나가는 자전거를 보니 자전거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산은 언덕이 거의 없고 평지라 자전거 타고 다니기 참 좋은 고장인 것 같다. 지하철역에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를 대여하는 곳도 있었다.
정류장에 도착하자 타이밍이 절묘했는지 기다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셔틀버스가 왔다. 급히 타느라 제대로 못 봤지만 정류장에 운행 시간표가 붙여져 있으니 보고 참고하면 될 듯하다. 그리고 운행시간표를 가지고 다니며 볼 수 있게 명함 크기로 만들어 비치돼 있으니 병원 가시는 어르신들은 하나씩 챙기시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버스 탈 때 버스 창문에 ‘이 버스는 부산대양산병원 환자들을 위한 셔틀버스입니다. 탑승객들의 환자증을 확인하니 병문안 방문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세요’라는 글귀가 붙여져 있었다.
순간 차를 타지 못할까 봐 걱정과 당황함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때 함께 대기하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슨 카드를 꺼내시기 시작했다. 환자증이다. 일단 타보고 환자증 없으면 안 된다고 하면 돌아서자 했는데 다행히 기사님이 들여보내 줬다.
이렇게 아무 말 아무 탈 없이 병원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채채랑도 엇갈림 없이 잘 만났다.
병원 본관 1층 로비는 월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채채 말로는 대기시간도 평소보다 오래 걸렸다고 한다. 결국 평소 같으면 오전 에 벌써 끝날 일이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오후 시간이 돼서야 끝났으니 오늘 우리 만남의 진짜 목적은 서서히 멀어져갔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헛헛한 위장이나 달래자며 국밥이나 시원하게 한 그릇 하러 갔다. 어제부터 순댓국이 먹고 싶었는데 행복했다. 밥을 다 먹고 채채집으로 가서 차를 마시고, 고양이와 놀았다. 오랜만에 멀리 떠나 다른 지역을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