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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데스크 칼럼] 부지런한 유권자가 만드는 나라..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부지런한 유권자가 만드는 나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4/05 09:57 수정 2016.04.06 09:57














 
↑↑ 이현희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좋은 부모가 좋은 아이를 키우듯
현명한 유권자가 정치 바로 세워
지역신문ㆍ선관위 통해 정보 파악
지지 후보 결정 위한 투자 필요




어느 날 지인들과 식당에 갔다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아이를 봤다. 아이 부모들은 아이가 다른 손님들 식사를 방해하는데도 아랑곳 않은 채 아이 를 내버려두고 있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일이다.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절을 가정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서 다른 이들이 아이 행동을 나무라면 오히려 아이 기를 죽인다며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우리 정치 상황이 바로 이런 모습이다.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아예 포기한 유권자들이 버릇없는 아이처럼 정치를 길들이고 있다. 그 나라 정치 수준은 그 나라 유권자 수준이라는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우리 정치가 이렇게 혐오스럽게 변한 것은 결국 우리 모두 책임이다.


오랜 세월 지역감정과 공포에 기대 성장한 정당, 부패에 무감각한 정치인, 맹목적인 충성과 무조건적인 외면을 일삼아온 유권자. 모두가 함께 만든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 모습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미 시작 전부터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공천 과정부터 선거운동 시작 후에도 정책과 비전이 아니라 서로 헐뜯는 정치권 모습에 또다시 절망은 깊어 간다.


그래도 우리가 정치를 포기해서는 안 될 이유가 있다. 정치는 자원의 분배다. 어느 곳에서 걷어 들이고 어느 곳에 나눠주는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 정치의 본질이다.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있고, 혜택을 입는 사람이 있다. 지금 당장 내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는 결국 우리 삶을 좌우하는 거대한 물줄기를 만들어낸다.


과거 선거에서는 유권자가 후보들의 정보를 알기가 쉽지 않았다. 주로 언론이나 유세, 홍보물을 통해 후보자의 경력과 정책, 공약 등을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더 다양한 통로를 통해 후보자를 파악할 수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과거에 비해 손쉽게 후보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됐지만 이 일 역시 유권자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이름을 인터넷 검색사이트나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투표를 앞두고 자신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 이름을 검색해보자. 후보자가 과거 했던 일과 발언 등이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세우고 있는 공약도 볼 수 있다. 단순히 이름만 검색하는 데 그치지만 말고 후보자 이름에 연관 검색어를 붙여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면 후보 이름과 함께 장애인이라는 검색어를 함께 검색하거나 무상급식에 대한 후보 입장이 궁금하다면 후보 이름과 함께 무상급식이라는 검색어를 함께 넣어 확인해 보는 방법이다. 유권자 스스로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후보자 성향을 파악하고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정보가 너무 많아 일일이 검색하기 어렵다면 지역신문을 적극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방송이나 일간지에서 알려주지 않는 후보자 정보가 지역신문에는 더 자세히 나와 있다. 양산시민신문 홈페이지(www.ysnews.co.kr)에 접속해 후보자를 검색하면 출마기자회견부터 공약 발표 내용까지 모두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유권자 알 권리를 위해 후보자별 정책성향과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10문 10답’ 형식의 기사도 보도한 바 있다. 후보자가 직접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재산내역, 병역, 전과 등에 대한 내용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지난달 29, 30일 이틀 간 양산시민신문이 양산 갑, 양산 을 선거구 후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 토론회도 영상과 기사로 접할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도 중요한 후보자 정보를 담고 있다. 후보자가 신고한 상세한 재산내역, 전과기록, 병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선관위에서 운영하는 정책ㆍ공약알리미 사이트(policy.nec.go.kr)에서도 후보자 개인정보는 물론 선관위에 제출한 선거공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집집마다 발송되는 선거공보는 과거나 지금이나 중요한 판단자료다. 하지만 단순히 내용을 읽는 수준이 아니라 공약 실천 가능성을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는 일이 필요하다. 공보에 실린 공약 대부분 실현과정이나 소요예산, 재원 확보 방안을 따로 표시하지 않기 때문에 선언적인 내용에 그쳐 이후에 공약(空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후보자가 공약한 정책과 사업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는 방법도 좋다. 공약 대부분 이미 거론된 정책이나 사업으로 장단점에 대한 전문가 평가나 지역여론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릇없는 아이를 훈육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작정 혼내거나 방임하는 것만으로 아이를 올바르게 키울 수 없다는 사실은 굳이 전문가 조언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다. 그 과정은 인내가 필요하고, 지혜가 필요하다. 아무나 부모가 될 수 없다는 말처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이 아이를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마찬가지로 좋은 정치는 절로 생기지 않는다. 게으른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것처럼 게으른 유권자가 만드는 나라에서 좋은 정치를 찾기란 정치인이 내세우는 장밋빛 공약(空約)과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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