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빈 배
오피니언

[초대 詩] 빈 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4/11 11:18 수정 2016.04.11 11:18













 
↑↑ 유진숙
시인
한국문인협회회원
양산천성문학회 회장
(사)한국산수보전협회양산시지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갈대숲 일렁이는 호숫가
외롭게 떠 있는 조각배 한 척
잔솔 바람이 푸른 호수를 깨우니
서걱대는 갈대 울음소리 서럽다

녹 슬고 볼품없는 조각배
누구 하나 눈길조차 주지 않는 빈 쪽방
덩그러니 제 둥지를 지키고
아득히 뱃사공의 한 서린 곡조만
푸른 물 위를 배회한다

팔 하나는 어디다 버려두고
기우뚱 외곬으로 지탱하는 몸뚱아리
세월의 훈장처럼 매단 검푸른 이끼
외롭고 서러워도 떠날 수 없는 건
평생 지켜온 터줏대감의 미련인가

아아
한많은 사연들 가득 싣고
다시 한번 내달리고 싶다
푸른 물살 가르며
노을 비친 저 호수 위를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