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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소소봄 마을살이] “마을 길, 아이 손 꼭 잡고 살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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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봄 마을살이] “마을 길, 아이 손 꼭 잡고 살펴가세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4/11 11:23 수정 2016.04.11 11:23













 
↑↑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양산시민신문 
일 년에 4번 정도 그달의 마지막 주 주말 저녁에 마을공연을 했습니다. 지난달 마지막 주 일요일에 소소봄 29번째 마을ㆍ마술공연을 했습니다. 몇 주 전부터 포스터를 인쇄해 각 아파트 작은 도서관에 발걸음하고 안내 드렸습니다. 마을공연 홍보는 주로 페이스북을 통한 온라인 홍보와 찾아가는 오프라인 홍보가 있는데, 그중 찾아뵙고 인사 나누는 시간을 가장 좋아합니다.


마을 길을 걷는 소중한 시간이며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하며 걸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공연은 모두 열 가족을 초대했는데, 공연 당일 전에 모집을 다 끝냈습니다. 가족이니 3명만 잡아도 30명입니다. 그러면 소소봄은 꽉 차겠지만 되려 사람이 많아 불편하실까 걱정도 됐습니다.


공연해준 마술사들은 4명, 보조마술사 2명이었습니다. 그중에 3명은 양산 출신이며 모두 양산고등학교 마술 동아리 활동을 할 때 알고 지냈습니다. 어느새 20대 중반의 동네청년이 되고, 유명한 프로마술사가 됐으니 오래되고도 즐거운 인연입니다.


동네청년들은 예전부터 매년 소소봄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지금은 서울과 양산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일부러 시간을 내줬습니다. 동네청년들이 말하기를 자신의 고향에서 마술 활동을 하는 것이 뿌듯하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저에게 무대 설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참 정겹습니다. 동네, 마을, 청년…. 그 이름에 담긴 소중한 의미가 전해졌습니다.


공연 30분 전이면 소소봄 주변 여러 골목길에서 아이들 소리가 들립니다. 한 손은 부모님 손을 잡고, 한 손은 돗자리를 들었습니다. 어두운 골목, 밝은 빛을 비추듯이 걸어오십니다. 마을 길. 마을 골목, 마을 사람, 마을이 오는 소리입니다. 참 듣기 좋은 소리입니다.






가족이 도착하니, 어수선합니다. 잘 모르는 이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돗자리 몇 개 펴니 서로 잘 어울려 놉니다. 이미 친구입니다. 아이들은 앞에 뭉쳐있고, 부모님은 그 뒤에 자리합니다. 1시간 동안 공연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마술사들이 준비를 많이 해왔습니다.


“하하 호호, 하하 호호”


아이들 박수 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마술사 초대로 부모님들이 무대 앞에 나와 참여했습니다. 그러니 아이도 즐겁습니다. 또 아이들 무대에 서니 부모님들도 참 즐겁습니다. 그렇게 불마술, 카드마술, 상자마술, 링마술, 줄마술, 그림자마술 헤아리기도 힘든 마술들이 펼쳐졌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마술사들을 소개하는데 뭉클했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가족에게 아이들 손잡고 와주어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즐거운 공연 보게 해줘 고맙다’고 대답합니다. 또 눈물이 핑 돕니다.



끝맺음 말로 집으로 돌아가는 마을 길, 아이 손 꼭 잡고 살펴 가시라 전했습니다. 우리가 예전에는 당연하게 그렸던 그 마을 길, 부모님이 알고 계시던 우리 집 가는 골목길과 그 길의 추억, 우리 아이들에게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부모님께서 잘 알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훗날 이 꼬마친구들에게 오늘이 즐겁고 소중한 이야기가 되도록 말입니다.


카페사회사업하면서, 가슴 뛰고 설레는 건, 누구를 도와서가 아닙니다. 사회사업하면서 가슴 뛰고 설렜던 건 이래야 사람 사는 세상이지, 이래야 사람 사는 이야기지, 이게 살아가는 맛이지’라는 것입니다.


이번달 30번째 공연은 인디 공연입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디뮤지션 이내씨의 양산에서의 첫 콘서트입니다. 이 공연에서도 사람 냄새 풍겼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함께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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