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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어느 순간부터 좋아졌다. 나이 먹고 있다는 증거인가? 선물 준다고 하면 꽃다발은 빼고 달라고 그랬는데 신기하다.
회사 다닐 때 건너편에 유채꽃을 심는 모습을 봤는데, 4월 초에 양산천 둔치에서 유채꽃 축제가 열린단다. 멀리서 보다 주말에 꼬맹이와 자전거도 타고 놀러 가볼까 해서 양산천 둔치에 다녀왔다.
이날은 바람이 생각보다 많이 불었다. 하지만 우리 공주처럼 자전거 타고 나온 아이들도 많았고, 가족 단위로 유채꽃 구경하러 많이 나왔다. 우리 공주는 지난해 남편이 사준 자전거를 처음 타고 콧구멍에 바람 넣으니 좋아서 싱글벙글했다. 혹시나 아이가 내리막길에서 처음 타는 자전거에 다칠까 봐 노심초사 걱정하며 내려갔다.
둔치길 따라 바람 쐬기도 좋고 도로가 잘 깔려 있어 아이들 자전거 타기가 너무 좋았다. 계속 한쪽으로 가는 아이를 남편과 번갈아가며 잡아줬다. 그렇게 20분 정도 타더니 잡아주지 않아도 혼자서 잘 타는 우리 공주다.
아이에게 꽃 보러 가자고 자전거에서 내리자고 했더니 자전거랑 합체해서 안 내리려고 했다. 그러다 유채꽃 옆에 튤립을 보더니 얼른 내려서 냄새도 맡아본다. 예쁜 꽃 앞에서 사진 찍자고 했더니 눈도 안 보이게 웃는 딸이다. 아이들도 예쁜 꽃 보면 기분이 좋아지나 보다. 우리 공주는 눈웃음 짓는 게 나는 제일 예쁘다. 보고 있으면 나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유채꽃 색깔인 노란색이 마음을 참 따뜻해지게 했다. 유채꽃 사이로 들어가서 우리 공주랑 사진을 한 장 찍었다. 포토존 근처에 사슴모형 조형물이 있었다. 어린아이들은 줄을 서서 사슴 위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유채꽃 길 따라 바람개비 사이를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조금 아쉬웠던 건 사람들이 예쁜 사진 남기겠다고 사이에 들어가는 바람에 꽃이 다 짓밟혔다.
유채꽃 축제 무대도 설치돼 있었는데, 가다 보니 허수아비가 있어 느낌 있고 좋았다. 하지만 밤에 보면 무서울 것 같았다. 꽃밭을 거닐고 있는데 남편이 사진 안 찍는다는 나에게 너무 예쁘다고 굳이 서보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또 서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거리를 남겼다.
양산천 둔치가 생각보다 길어 한참을 걸었던 거 같다. 한참 걷다 무대 근처로 가면 옆에 토끼 체험장도 있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던 곳이다. 나름 잘 꾸며놓은 것 같다.
다 돌고 나서 호떡도 사 먹고 근처 아빠 일하는데 가서 커피 한 잔도 얻어먹고 집으로 갔다. 벚꽃도 벌써 핀 걸 보니 올해는 빨리 날씨가 더워질 것 같은데 남편이 계속 일하니까 꼬맹이랑 어디 바람 쐬러 못 가 아쉽다. 봄이라서 더 마음이 들뜨고 이리저리 놀러 다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