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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시각의 특성과 안정피로
오피니언

시각의 특성과 안정피로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4/26 10:38 수정 2016.04.26 10:38
현대 사회 다양한 볼거리
눈 피로감도 함께 커져
보는 행위 스스로 조절해
눈 건강 미리 예방해야













 
↑↑ 권강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학 조교수
ⓒ 양산시민신문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예전보다 볼거리, 그중에서도 동영상 자료가 참 다양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 음악, 스포츠, 영화, 게임 등 영상 자료를 TV,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각종 영상 매체들 역사를 살펴보자면, 1970년대 흑백 TV 보급, 1980년대 컬러 TV와 VCR 보급, 1990년대 케이블 TV 방송, 2000년대 인터넷 동영상 시대, 2007년 이후 모바일 보급 등으로 볼거리가 점점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거치면서 영상 매체(media of image)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미디어란 편리하게 잘 활용하면 많은 장점이 있으므로 활용하기 나름이겠지만 눈 건강이라는 면에서는 우려되는 면이 상당히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안정피로’(眼睛疲勞, eye strain)입니다.


눈은 우리 몸에서 감각기관에 해당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수 감각인 시각을 담당합니다. 특수 감각 중에서 가장 피로를 빨리 잘 느끼는 것은 후각으로 알려졌습니다. 후각에서 순응이라는 기전은 같은 냄새에 대한 피로감을 의미하며 악취를 방어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면 계속해서 악취가 나는 환경에서 일할 때 처음에는 견디기 힘들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줄어든 느낌이 드는 것은 후각의 순응기전 덕분입니다.


시각의 경우 후각과 같이 외부의 감각을 차단하는 순응기전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각 역시 색순응(chromatic adaptation), 명순응(light adaptation), 암순응(dark adaptation) 등 여러 가지 순응기전이 있지만 이는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일 뿐, 후각과 같이 들어오는 정보를 못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많은 정보를 시각에 의존해 받아들입니다. 만약 외부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를 차단하는 순응기전이 없다면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 양이 넘쳐서 눈에 피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눈을 보호하려고 일부러 ‘보는 행위’를 조절해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눈 건강이 상할 수 있습니다.


최근 진료를 하면서 자주 상담하는 내용이 중년 이 환자분들께서 ‘예전에는 눈이 좋았었는데 요즘은 자꾸 피로하고 침침하고 잘 보이지 않는다. 검사를 해 봐도 백내장 등 질병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이는 눈에 기질적인 질병이 생긴 것이 아니라 눈을 과도하게 사용해 발생한 안정피로로 볼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눈은 몸의 거울이고 귀는 몸의 창문과 같다. 보는 것이 너무 많으면 거울이 희미해지고 여러 가지를 들으면 창문이 닫힌다”, “오장육부(五臟六腑)의 정기(精氣)는 다 눈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장부(臧府)의 정기(精氣)가 나타나게 된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눈의 기능이 단순히 카메라처럼 외부 장면을 찍는 것이 아니라, 인체 전체 몸 상태와 관련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눈이 피로하면 오장육부와 우리 몸 전체가 피로할 수 있으며, 따라서 ‘보는 행위’에 대하여 스스로 제어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매우 빠른 속도로 장면이 변화하는 게임이나 액션영화를 보는 행위, 스마트폰과 같이 작은 화면으로 동영상을 보는 행위 등은 하루에 시간을 정해 최소한으로 하실 필요가 있으며 이렇게 해야 눈을 보호하고 안정피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평균수명이 길어져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부디 눈 건강을 지켜서 건강하고 행복한 100세 시대를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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