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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소소봄 마을살이] 노래로 함께 하는 마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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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봄 마을살이] 노래로 함께 하는 마을­­­­문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5/03 11:00 수정 2016.05.03 11:00













 
↑↑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양산시민신문 
마을주민이 노래가 끝난 뒤 말했습니다. “라이브를 처음 들어봐요, TV 속 가수보다 훨씬 노래를 잘하시네요”


한 주민의 목소리는 이날 콘서트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았고, 뮤지션에게는 가장 밝은 미소를 선물해주셨습니다. 4월 마지막 주 일요일, 소소봄 30번째 마을공연은 인디가수 이내 씨 동네콘서트였습니다.
동네에서 인디가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골목문화, 동네문화, 마을문화를 주민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서 작년에는 양산 출신 인디가수 성해빈 씨 콘서트를 했고, 이번에는 부산에서 활동하시는 이내 씨가 참여해줬습니다.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성해빈 씨는 범어 출신으로 양산고를 졸업하고 지금은 서울에서 실용음악학과를 다니면서 싱글 음원도 출시했었습니다. 제목이 32번 버스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바로 그 버스입니다.


이내 씨는 부산 생각다방산책극장이라는 대안공간에서 노래하는 것을 시작으로 2장의 앨범을 내고 전국으로 노래를 부르러 다니는 길 위의 음악가, 동네가수입니다.


이날은 날씨까지 좋지 않아서, 마치 어둠의 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불 꺼진 골목길, 사람발길 뜸한 골목에서 노랫 소리가 울리는 소소봄 전경을 바라보니, 따뜻함의 빛을 내어 마을 골목길을 밝혀주는 가로등 같아 참 좋았습니다. 몇몇 분의 주민은 지나가는 걸음을 멈추고 보시거나, 가게에 들어와 듣고 가기도 했습니다.


신도시가 조성되면, 새 건물이 즐비하고, 이주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주변에 초ㆍ중ㆍ고 학교도 많이 들어서고, 상가들도 늘어납니다. 살기 좋은 마을이 됩니다. 아니 다들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정작 주변을 돌아보면 쓸쓸합니다. 조금만 어두워지면 불 꺼지고 조용한 동네가 됩니다.(해운대신도시를 생각해보세요) 사람 사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많은 사람이 살아간다고 생각하기에는 믿기 어려운 동네가 됩니다. 다만 아파트 입구로 나갔다 들어오는 많은 차가 있을 뿐입니다. 주민 생활권도 대부분 소비에 집중이 돼 있습니다. 동네 공원, 동네 도서관, 동네 복지시설 등 혼자 또는 이웃들과 함께 공유하기 쉽지 않습니다.


제 주변에는 이러한 마을살이를 참 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부모로 만나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분, 함께 캠핑을 가시기도 합니다. 동네 목욕탕에서 만나 계 모임을 하시기도 하고, 동네수영장에서 만나 오랫동안 잘 지내시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이 마을에 녹아있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을을 이질적으로 느끼기도 하십니다. 특히 외부에서 이사 오신 분들이 그런 마음을 갖는 것 같습니다. 자기 동네로 인식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하고, 추억도 쌓여야 하고, 함께 지낼 이웃들이 많아야 합니다. 우리 옛 마을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마을문화를 함께 즐기기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 있게 바라봐야 합니다. 생각보다 양산에서는 문화활동이 많이 주선되고 있고 그만큼 공공시설도 많이 있습니다. 가족분들과 오신 한 아버지의 메시지처럼 우리는 아직 충분히 마을에서 나와 가족과 이웃들과 문화를 즐기지 않았습니다. 내가 사는 마을이 살기 좋은 마을이 되는 것도, 건강한 마을이 되는 것도, 행복한 마을이 되는 것도, 누군가가 만드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고자 합니다.


참고로 그날 이내 씨 공연은 소소봄 페이스북으로 라이브방송을 했습니다. 혹시 그 날의 음악, 그리고 분위기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찾아서 보시기 바랍니다. 사람들 웃음소리, 박수소리 참 정겨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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