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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장렬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언론학 박사과정 | ||
ⓒ 양산시민신문 |
독일 사람들은 아직까지 책이나 신문을 소지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잠시 잠깐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들이나 두꺼운 신문을 손에 들고 다니는 이들이 많다.
한국인에게 뉴스와 정보는 무료라는 인식이 크다. 어디서든 똑같은 문체와 사진들이 뉴스로 전달되는 무료 인터넷 기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인들 가운데 4명 중 1명은 신문사에 구독료를 지불하고 인터넷 기사를 접한다. 인터넷에서도 돈을 내고 봐야 하는 유료와 공짜 기사들이 구분된다.
모두가 오랜 시간 다양한 이유와 경위에서 비롯된 이들의 습관, 즉 문화일 것이다. 앞에서 독자들의 신문 읽기 문화를 비교했다면, 한국 신문사들과 상이한 독일 신문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개의 신문사가 평균 3~4개의 신문과 잡지를 동시에 발행하는 구조가 독일이다. 전국지 신문사보다 지역신문이 전체 신문시장에서 높은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국지로 대표되는 7개 신문사 가운데는 진보, 보수, 중도를 대변하는 신문사들과 지나치게 선정적인 황색 신문사들까지 있다. 조선, 중앙, 동아의 지배적인 한국의 전국지 시장과 비교할 때 전혀 다른 구조를 인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독일의 전국지 7개사가 진보, 보수 등의 정치색을 지니고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권력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과 기능에는 모두가 동일한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의 대형 신문사들이 보수를 자칭하며 권력과 자본에 복종하는 현상은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색과는 전혀 다른 언론의 역할과 기능을 상실한 상태를 비판하게 된다.
독일 지역 신문사를 살펴보면 지역 일간지가 자신들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351개의 일간신문 가운데 지역 일간신문이 총 336개라는 높은 비중이다. 오랜 지역 분권화로 지역의 정치적 독립은 물론 신문의 존재적 가치가 제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지역 주간신문의 수가 21개로 비교적 적음을 알 수 있는데 바로 독일의 신문 시장은 언론의 자유를 앞세워 시장의 경쟁 논리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400여년 신문시장의 치열한 생존 싸움에서 지역 일간지 신문으로 통폐합된 이들의 신문사(史)를 엿보게 된다.
그러나 독일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한국 언론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바로 대안언론이다. 1988년 창간된 ‘한겨레’를 시작으로 시민이 주인 되는 신문사들의 등장은 오늘날까지 지속된다. 그 가운데 20여년 전 전국에서 활발히 시작됐던 지역 주간신문사들의 창간이 있다. 오늘날 전국으로 확대된 540여개의 지역 주간신문사들 가운데 다수가 민중언론, 풀뿌리 언론으로 기존 언론에 대한 한계를 비판하면서 창간했다.
이같은 대안언론의 활동은 인터넷 성장과 함께 확대되는데 2000년도에 시작했던 시민저널리즘 ‘오마이뉴스’, 뉴스협동조합으로 활동하는 ‘프레시안’, MBC 해직 기자들의 ‘고발뉴스’ 등 모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저항언론들이다.
기존 언론들이 권력과 자본에 노예가 된 오늘날, 인터넷 언론으로 활동하는(국민TV, 뉴스타파, 팟캐스트 등) 대안언론들은 끊임없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대안이 불필요한 독일에서 이러한 대안언론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독자들의 신문 읽기 문화와 동일하게 두 나라의 상이한 신문시장 구조는 서로 다른 역사적 경위에서 지금의 모습을 형성하게 됐다. 가장 근본적인 신문의 역할은 두 나라 모두에게 공통된, 신문이 지닌 사회적 기능과 역할이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민주 사회에서 살고자 하는 바람이 동일한 것처럼 민주주의 국가, 즉 신문의 올바른 사회적 기능과 역할은 독자의 습관과 의식이 만들 수 있는 목표일 것이다.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신문이 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