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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제안합니다] ‘유아숲체험원’을 통해 보는 양산의 산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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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합니다] ‘유아숲체험원’을 통해 보는 양산의 산림문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5/31 10:23 수정 2016.05.31 10:23













 
↑↑ 전이섭
‘문화교육연구소 田’ 소장
ⓒ 양산시민신문 
유럽 한 음악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아이가 어릴 때 절대 악기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자연의 소리인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느끼고 즐기게 한다. 자연의 소리뿐만 아니라 기쁨과 슬픔, 아픔을 느낄 줄 알아야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악기를 다루는 기교와 기술은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는 뜻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윤이상 씨도 과거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을 작곡가로 성장하게 한 것은 통영 앞바다에서 밤낚시를 즐기던 아버지를 따라 밤에 듣는 파도소리, 새소리, 갖가지 곤충소리 등 자연으로부터 만들어진 감성이라 이야기했다.


산림자원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생태학습과 정서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유아숲체험원(대운산자연휴양림 일원, 미래디자인센터 일원)이 양산에 조성된다 한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전제조건이 행정의 성과여서는 안 되며 규모보다는 내실 있는 구성이 중요하다. 자연과 사람, 특히 아이들에 가치비중을 두길 바란다.


이러한 숲 교육(숲유치원, 숲체험원)은 통합연령 아이들이 숲을 교육공간으로 활용하는 유아교육 시스템으로 사계절 동안 날씨에 상관없이 숲에서 3~4시간 자유롭게 활동하며 다양한 자연의 구조와 색깔, 형태, 냄새,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체화해가는 새로운 대안교육이다. 아이들 운동능력, 창의력 향상 등 정서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제도권 교육의 보완 역할을 하며 또 다른 교육체계로 생태, 환경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그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스웨덴 한 민간협회가 모든 연령이 연중 숲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연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민중운동으로 확산됐고, 1950년대 중반 덴마크, 독일에까지 그 영향이 미쳤다. 이후 이론적으로 체계화됐을 뿐 아니라 설립조건 등 운영을 위한 법적인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정립됐다.



독일은 현재 1천곳이 넘는 숲을 자연교실로 만들었고, 영국은 숲 교육을 초등학교 정규 수업으로 편성했을 정도이다. 일본에서는 1986년 나가노(長野) 숲에 설립한 ‘아이들의 숲유치원(こどもの森幼稚園)’이 1995년 일본 정부로부터 인정받으면서 활동에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부터 북부지방 산림청에서 일반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숲해설가들이 이끄는 숲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해 유아숲체험원을 2017년까지 전국 250개로 확대할 방침이라 한다.


경남에서 70% 이상이 산림지역인 거창(76.6%), 산청(77.5%), 함양(76.5%)지역은 산림자원에 대한 개발 압력이 낮아 산림을 이용한 경제적 가치 창출 및 일터와 삶터로서의 역할이 강화돼야 하겠지만, 산지개발 압력(산업단지, 골프장, 공원묘지 등)이 가중돼가는 양산(산림율 74%로 경남에서 네 번째)은 도시민과의 교류가 가능한 산림레포츠, 산림복지서비스 프로그램의 강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양산은 현재 인구 30만에서 2030년 인구 50만을 목표로 한다는데 그 도달해 나가는 방법이 산을 깎고 자연을 훼손시켜가는 산업단지 조성으로의 인구유입 정책이냐, 좋은 산천초목들을 잘 가꾸고 활용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가는 인구유입 정책이냐, 당장 거대한 계획보다는 작지만 먼 미래를 내다보며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타 도시에 비해 인구대비 아이들 수가 많은 양산은 도시숲 확충과 함께 다양한 교육환경 개발이 중요할 것이다. 놀이에 대한 담론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한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호이징가(Johan Hui zinga)의 ‘호모루덴스(Home ludens)’는 놀이가 문화의 잔재나 산물이 아니라 오히려 문화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발상을 했다. 놀이는 어린이의 삶과 교육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자명한 것이다.


아이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좋은 자연에서 쉼을 주자! 좋은 자연에서 놀 수 있게 해 주자! 이것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른들의 자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고향인 상북면으로 귀향해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이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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