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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
ⓒ 양산시민신문 |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 가구가 지출한 책값은 월평균 약 1만1천원으로 신간 평균 1만8천원에 못 미쳐 가구당 한 달에 한 권의 책도 사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보고서에 의하면 일주일에 2, 3회 이상 독서를 하는 인구 비율이 25.1%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다고 합니다. 한국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으며, 45세 이상 인구 독서율도 OE CD 국가 중 꼴찌를 차지할 정도라고 합니다.
필자가 가끔 지하철을 이용할 때 대부분 사람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모습에 잠깐 놀랐습니다. 과거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면 짧은 거리든 긴 거리든 가방에 읽을 책 한 권 정도는 늘 가지고 다니며 읽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탔던 지하철 풍경이 떠올랐습니다. 눈에 띄게 몇몇 사람들이 작은 책들을 읽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 성인 평균 독서량은 연간 19권 정도로 우리나라 두 배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소소봄에서는 ‘수독회’라는 책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2년 전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시작으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마을사람들과 책을 읽고 있습니다. 소소봄 페이스북에 안내를 올리자 마을주민 한 분(닉네임 오월국화님)이 신청하셨고 그것을 인연으로 책모임을 시작한 것입니다. 오월국화님은 지금까지 꾸준히 참석하시고 계십니다.
처음 모임을 제안했을 때는 한 동네에서 책을 좋아하는 주민과 함께 읽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매달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읽고 오면 단락마다 서로가 읽은 느낌을 나누면서 교감하면 그것이 또한 ‘사람책’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임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주민끼리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웃이 되면 참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책모임이니 모이면 보통 2시간은 넘깁니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나면 속이 후련해 즐겁습니다. 덕분에 1년에 12권은 꼬박 읽어야 합니다. 책도 남고 사람도 남는 것 같습니다. 오시는 분들도 처음에는 이 책모임을 신기해하셨습니다.
단락마다 멈춰 부분부분 읽었던 소감이나 이해했던 바나 궁금한 점을 이야기하고 물으니 책 한 권 읽음이 모임에 오셨던 사람 수만큼 사람책을 읽게 되는 경험이 생소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얼마 전에는 동네청년이 소소봄에서 자신이 읽고 있는 책 ‘아빠 소 되다’를 추천해줘 그 자리에서 다 읽고 느낀 바를 이야기해줬습니다. 그랬더니 동네청년은 자신은 책을 좋아하는데, 함께 읽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나 모임이 없어 아쉽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수독회 모임을 안내했습니다. 그리고 동네청년들이 모여 책 읽는 모임을 함께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동네청년은 흔쾌히 수락했고, 아마 조만간 청년일독회(일요일에는 책 읽는 청년모임)를 할 것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한 명의 동네청년을 알게 되니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고 양산에는 큰 도서관도 있고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이 많아 책을 접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책모임도 몇 군데 있습니다.
작년 가을에는 소소봄에서 소소한 책 활동을 했습니다. ‘장서의 괴로움’이라는 이름으로 책벼룩시장을 했습니다. 주말에 했는데, 활동참가자가 다섯 분이었습니다. 다섯 분이 가져온 책으로 서로 소통하고 이야기 나누고, 손님으로 오셨다가 책을 읽고 가거나 책을 가져가는 주민 분들이 몇몇 있었던 소박한 활동이었습니다. 올해 가을에도 할 생각입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책을 소재로 일어나는 활동을 통해, 책도 교류하고, 이웃들도 만나고, 교제하는 시간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풍부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한데 엮어가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같은 취미나, 학교, 직장을 다닐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의 마을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공동체의식이 필요할 때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부분을 잊고 사는 것은 나 혼자의 생활에 집중한 나머지 ‘함께’라는 가치를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