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읊조리고 싶었다 낭랑한 목소리로 세상을 유혹해 자운영으로 피어나길 열망했다 하지만 그 앞에 다가서기도 전에 입이 붙고 발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는다 정제된 오와 열은 도열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입안을 빙빙 돌다가 힘없이 목구멍을 넘는다 눈길조차 건네지 못해 먼발치를 서성이다 돌아서고 전하지 못한 행과 연은 앙금으로 켜켜이 쌓여 가는데 내 詩는 언제 쯤 잘난 모습으로 분출할 것인가 시를 배기도 어렵지만 토해 내기는 더 더욱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