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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희망웅상 행복한 세상] 사랑이란 뭘까?..
오피니언

[희망웅상 행복한 세상] 사랑이란 뭘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6/28 11:29 수정 2016.06.28 11:29













 
↑↑ 이수임
희망웅상 홍보분과
ⓒ 양산시민신문 
“사랑이란 뭘까?”


호젓이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던 나의 오랜 벗은 느닷없이 질문을 던졌다. 그 친구는 미혼이고 이렇다 할 연애 경험도 없었다. 나는 한참을 더듬거렸던 것 같다. 분명 사랑해서 결혼했을 테니 똑 부러지게 뭐라고 정의 내려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그냥 안 보면 궁금한 게 사랑이라는 둥 부족한 둘이 만나 완전한 하나를 이루는 게 사랑이라는 둥 둘러대느라 진땀 꽤 흘렸던 것 같다.


운 좋은 기회에 <사랑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안에서 스콧 펙의 <아직도 가야 길>에서 사랑이란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인 성장을 위해 자신의 자아를 확대하려는 의지’라고 작가 벨 훅스가 인용한 부분을 읽고 무릎을 탁 쳤다. 사랑을 이렇게 멋지게 정의하다니….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 하나가 생각났다. 그분이 주례하실 때 들려준 이야기라는데 내용은 이랬다.


어느 마을에 얼굴이 곱고 마음씨도 고운 처녀가 살았더란다. 그리고 그 옆 마을엔 잘생긴 총각이 살았는데 어릴 때 화상으로 왼쪽 뺨에 손바닥만 한 흉이 있었다. 총각이 나무를 하려다 개울에 빨래하던 그 처녀를 훔쳐보고는 그만 상사병에 걸렸는데 그 얼굴로는 도저히 나설 수 없어 나무로 가면을 하나 만들어 쓰고는 그 처녀를 만났더란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만나면서 총각의 마음 씀씀이에 반한 그 처녀는 결혼을 결심했고, 둘은 서로 사랑하며 아껴주며 오순도순 살았단다.


물론 총각은 가면을 쓴 채로 살았는데 한여름은 물론이거니와 잘 때도 꼭 쓰고 잤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아내가 이제는 아무리 흉해도 괜찮으니 그만 벗어라 해도 막무가내였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남편이 죽을 때가 됐고, 가면을 절대 벗기지 말라는 유언까지 남겼다. 하지만 아내는 죽어서도 답답하게 지낼 남편이 딱해서 오랫동안 남편의 얼굴을 가렸던 가면을 벗겼는데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남편의 얼굴은 흉 하나 없이 아주 잘생긴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이란 상대방이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자신을 더욱 단련하고 노력해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의지’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여 사랑을 하면 그도 나도 서로서로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에게 도움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가 자신을 갈고닦을 것이므로.


오랜 벗을 만나 나는 간단히 사랑이 뭔지 정의 내릴 수 있었다. 아울러 덧붙였다. 내가 그런 사랑을 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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