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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수족관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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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詩] 수족관 물고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7/05 09:26 수정 2016.07.05 09:26
김순아 시인













 
↑↑ 김순아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2001년 ‘한국문인’으로 작품활동 시작
ⓒ 양산시민신문 
어디서 어떻게 당했는지 알 수 없다. 자신을 방어한 방어와 저돌적인 우럭이 사라지고, 최대한 낮춰 자신을 방어한 광어마저도 잔챙이 몇 마리 덤에 얹혀 사라졌다. 백주 대낮에 아아, 비명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빌딩 출입구에서 검회색 넥타이부대원들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투명한 유리 수족관 빌딩이 홀쭉해졌다. 샐러리맨들은 샐러드를 먹지 않는다. 부드럽고 살살 녹는 맛이란 거짓말이란 걸 일찌감치 눈치를 챈 부대원들 삼삼오오 설렁탕집, 삼계탕집, 횟집으로 들어가고, 집집마다 소주 몇 잔에 공연한 헛웃음소리 커졌다

그들이 그들의 수족관으로 사라지고 유리 수족관 탱탱해졌다. 살아남은 건지 남아 처진 건지 어리벙벙한 수족관 물고기들이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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