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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치앙마이에서 양산을 생각하다..
오피니언

치앙마이에서 양산을 생각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7/12 10:07 수정 2016.07.12 10:07
-기후변화 컨퍼런스 참가기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YMCA동맹(APAY) 주관 기후변화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양산YMCA 청년동아리 그린그린이 APAY 환경기금을 받아 진행한 환경축제에 대한 보고와 아시아 각국 청년들이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e-LEARNING 과정을 마치고 각자 실천행동을 진행한 결과를 나누고 치앙마이YMCA 기후변화 교육센터를 견학하며 앞으로 아시아YMCA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자리였다.















ⓒ 양산시민신문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아름다운 금수강산,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대한민국’이란 사회과목 수업의 모범답안이 이제는 ‘지진과 자연재해 공포, 열대지방 대류에 의해 나타나는 세찬 소나기 스콜 같은 국지성 호우가 일상적인 나라’로 바뀐 지금 기후변화 문제는 이제 남의 나라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남의 나라에서 앞서서 고민한 내용을 겸손하게 배워야 할 시점일 것이다.


치앙마이 기후변화교육센터는 소박했다. 훈련받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각 교실마다 맡아서 열심히 설명한다. 첫 번째 교실에는 self-sufficiency(자급자족)와 관련해 태국민들이 존경하는 국왕이 평소 실천하는 환경에 대한 철학을 설명하며, 자동차, 화장품, 금은 장신구 같은 이름이 적힌 구멍이 뚫린 커다란 물통에 제한된 자원을 상징하는 물을 부어보는 실험으로 출발한다. 이 물통 구멍은 이웃과의 나눔, 사랑이라는 구멍 마개로 막을 수도 있다.


적정기술이라는 것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기계도 그 나라에 적합하고, 적정한 가격, 지속가능한 기술이 아니라면 무용지물이 된다. 기후변화센터 앞마당에서 큰 드럼통 안에서 3시간 간격으로 자동으로 공급되는 물을 통해 자라는 수경재배 콩나물, 대기오염문제를 줄일 수 있게 된 뚜껑을 가진 바비큐 그릴통뿐 아니라 YMCA 간사들이 며칠씩 밤새워 직접 그린 도면에, 시장에서 발품 팔아 이것저것 사고, 제작한 전시관을 돌아보며 이 교육센터 자체가 치앙마이의 적정기술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도 기후변화 교육센터가 있다. 인근 부산에도 있고, 수원YMCA가 위탁 운영하는 수원시 기후변화센터도 다녀온 적이 있다. 좋은 건물, 환경문제 심각성을 경고하는 첨단 전시관, 한국 대체에너지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오감을 활용한 체험학습으로 환경문제 심각성을 깨달을 수 있어, 어린이 청소년들의 견학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치앙마이에서 깨달은 것은 기후변화 문제를 바로 치앙마이에서 치앙마이 시민의 눈으로 고민한다는 것이었다. 치앙마이를 둘러싼 울창한 산들이 겪고 있는 문제, 주민들이 태우는 쓰레기 문제로 심각해지는 대기오염 문제, 즐겨 마시는 코카콜라 캔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디로 버려지는지에 대한 고민이 소박한 전시장 곳곳에 깊은 고민으로 다가왔다.


이 센터 가장 마지막 방은 실천을 위한 다짐의 방이다. 청년자원봉사자들이 직접 그림 그리고 만든 이글루 안에서 옹기종기 앉은 아이들은 소감을 함께 나눈다.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방법,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백하고 서약한다. 서약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한 약속인데 참 무심히도 많은 서명을 했구나 뒤돌아보게 된다.


자신들이 배운 기후변화 심각성에 대해 실천으로 옮긴 청년 목소리를 듣는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습관적으로 모든 불을 켜는 것을 막기위해 on-off 스위치에 라벨붙이기운동을 한 홍콩 청년, YMCA에 걷는 날(Walk Day)을 만들기를 제안하고 만든 마카오 청년, 3년 동안 전기와 물 사용량을 그래프로 그린 일본 청년, 초등학교 인근 텃밭을 계약해 초등학생들이 체험하고 기른 채소를 급식으로 사용하는 운동을 전개한 중국 청년에게서 배운다.


그리고 양산의 청년환경동아리 그린그린에게도 배운다. 환경을 이야기하고부터 텀블러를 들고 다니게 되고 집에서는 EM 주방세제를 쓰게 됐고, 방학 때 초등학교를 찾아가는 환경캠프를 진행하고 또 EM 주방세제를 만들어 필요한 시민에게 나누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청년들.


기후변화 문제는 글로 배운 전 지구적 문제 인식이 몸으로 배인 지역에서의 실천으로 해결의 첫 발자국을 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펭귄은 환경을 위한 좋은 일이라고 고민 없이 무심코 서명을 한 바로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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