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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실패 통해 제자리 찾는 홍성 공공산후조리원..
기획/특집

실패 통해 제자리 찾는 홍성 공공산후조리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8/09 09:18 수정 2016.08.09 09:18

<모자보건법> 개정에 따라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이 가능해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인구 30만 시대를 맞아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보편적 복지를 위해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에 대한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에 앞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작은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부터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공공산후조리원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우리 지역에 맞는 형태와 규모는 어떤지, 최적의 운영 방안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현재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지자체 사례를 통해 공공산후조리원 필요성을 진단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이 될지 방향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공공산후조리원, 저출산 문제 해결 ‘열쇠’ 되나
② 최초ㆍ최다 공공산후조리원 갖춘 송파구 탐방
③ 군지역 최초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홍성군 특징
④ 해남, 전국 유일 민간위탁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⑤ 도의회 조례로 공공산후조리원 설립한 서귀포
⑥ 양산지역 맞춤형 산후조리원 모델과 운영 방식















ⓒ 양산시민신문




충남 홍성군 보건소에 따르면 홍성군은 군 단위 지역 가운데 출산율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실제 2014년 기준 홍성군 합계출산율이 1.30명 수준인데, 전국 평균 1.19명에 비해 다소 높긴 하다. 하지만 홍성군 역시 저출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다른 군 단위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홍성군 역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나름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왔다. 홍성군 보건소는 임산부에 산전검사와 기형아검사를 할 수 있는 표를 무료로 나눠주고 유축기와 내복, 가족사진 촬영권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적극적인 출산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2자녀 갖기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출산을 앞둔 산모에 산후도우미 바우처 제도를 운용하면서 공공산후조리원 역시 이런 시책을 이어받아 출발했다.


홍성의료원이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이하 홍성산후조리원)은 홍성군에서 유일한 산후조리원이다. 그리고 서울을 제외한 지방 최초 공공산후조리원이기도 하다. 대형 종합병원에서 운영하다 보니 2013년 개원 초기에는 산모 신뢰가 높았다. 특히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까지 연계 진료가 가능해 이용자 만족도가 높았다.

의료인력ㆍ산모 수요 문제 해결 관건

이런 홍성산후조리원이 개원 후 지금까지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개원 두 달 만에 간호인력 부족으로 휴업하는 아픔을 겪었다. 1년여 동안 내부 시설까지 새롭게 단장해 재개장했지만 이후에도 의료인력 부족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실제 홍성산후조리원은 지난 5월에도 간호인력 채용을 공고한 바 있다. 이는 산후조리원뿐만 아니라 홍성의료원 자체 간호 인력이 부족하므로 쉽게 해결하기 힘든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충남도의회에서는 인력수급을 위해 외국인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간호인력 부족 문제와 함께 산모 수요 문제도 큰 문제다. 특히 홍성의료원 소아과 병동과 산부인과 병동이 분리되지 않아 산모들이 신생아 감염을 걱정해 다른 지역 산부인과에서 출산하고 그 지역 산후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홍성지역 한 지역신문은 산모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서 출산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연간 홍성지역 전체 출생아 수와 비교하면 홍성의료원에서 분만하는 경우는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꼬집었다. 실제 홍성지역 출생아 수는 2010년 613명, 2011년 558명, 2012년 592명, 2013년 569명, 2014년 579명, 2015년 641명으로 평균 592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홍성의료원 분만 수는 2010년 281건, 2011년 267건, 2012년 286건, 2013년 242건, 2014년 260건, 2015년 275건에 그쳤다.



해당 지역신문은 “홍성에는 분만할 수 있는 병원이 한 곳뿐이다 보니 산모들은 다른 병원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해 제대로 된 불편과 불만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좀 더 좋은 시설을 갖춘 아늑한 분위기에서 출산하고 산후조리하기 위해 천안과 아산 등으로 원정분만 가고 있다”는 한 산모의 말을 인용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는 홍성의료원이라는 대형 종합병원과 직접 연계해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홍성산후조리원은 서울지역 이외 최초, 군 단위 지자체 최초 공공산후조리원이라는 점과 지역 대형 공공의료기관(홍성의료원)에서 운영한다는 점에서 특징을 가진다. 이런 특징 때문에 산후조리원 운영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해가는 모습까지 공공산후조리원을 꿈꾸는 다른 지자체들이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편, 홍성공공산후조리원은 현재 14개 산후조리실을 바탕으로 수유실과 마사지실, 찜질방, 적외선치료기, 골반교정기, 등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다.


홍성산후조리원은 최대 3주까지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1주 110만원, 2주 180만원, 3주 290만원 수준이다. 산후조리 내용은 마사지와 산모를 위한 영양교육, 모빌 만들기, 산후 우울증 관리, 산후체조 등이다. 홍성의료원 소아과와 산부인과 전문의(과장)가 매주 2차례 정도 회진하며 산모와 신생아 건강을 챙기는 게 특징이다. 홍성의료원에서 전문의 2명을 배치해 24시간 분만실을 운영한다는 점과 노인전문병원 한방과에서 한의사가 뜸, 부황, 침 등으로 산후조리를 돕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 산후조리원 산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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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후조리원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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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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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산후조리원은 남편이 산후조리실에 들어갈 수 없다. 정해진 시간 동안 면회실에서만 산모를 만날 수 있다. 아이 역시 입실하는 순간부터 만질 수 없고, 창문을 통해 보는 것만 가능하다. 신생아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조리실은 모두 14개로 가능하면 2~3개 병실은 비워두는 편이라고 한다. 예약은 3~4개월 전부터 가능하다. 상주 의료진은 간호사 6명으로 2명씩 3교대 근무한다. 현재 월평균 1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아이가 저체중일 경우 면역력이 약해 입실하기 위해서는 소아과장 동의가 있어야 한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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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군 모자보건센터, 저출산 극복 두 번째 단추





임신ㆍ출산 넘어 여성 복지 위한 디딤돌 역할 기대


















↑↑ 모자보건센터
ⓒ 양산시민신문




홍성의료원에서 지난 3월 모자보건센터를 증축했다. 공공산후조리원이 지역 출산율 제고를 위한 첫 단추였다면 모자보건센터는 두 번째 단추인 셈이다. 서울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와 비슷한 형태다. 다만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가 가임기 여성과 산모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 역할을 한다면 모자보건센터는 의료기관에 더 가깝다.


모자보건센터는 총 3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체면적 1천992㎡, 지상 3층, 39개 병상을 갖췄다. 1층은 주차장, 2층은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외래진료실, 입원실, 분만실, 신생아 중환자실, 불임클리닉을 운영하며 지역 특성을 고려해 다문화 가정 산모를 위한 공간도 만들었다.


3층 소아병동에는 일부 지역 산모들이 지적했던 소아환자 감염 방지를 위해 1인실 위주로 병실을 꾸렸다.


모자보건센터와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단순히 임신과 출산, 산후조리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 지원 수준을 넘어 종합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물론 홍성의료원 모자보건센터가 아직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만큼 많은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정책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홍성의료원 관계자는 “단순히 하나의 정책이나 지원으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산모를 넘어, 가임기 여성, 더 나아가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모든 여성을 위한 전반적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산후조리원과 모자보건센터만으로 모든 여건을 갖췄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시설과 제도가 정착되면 출산에 대한 막연한 부담을 해소하는 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



※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 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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