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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상 평산교회 담임목사 | ||
ⓒ 양산시민신문 |
우리에게 방학이 있고, 휴가가 있고, 일요일(주일)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휴가, 방학을 영어로 ‘vacation’이라고 한다. ‘vacation’이라는 말은 “준비한다, 청소한다”는 뜻이다. 방학 동안에는 내 삶에 오랫동안 쌓인 먼지를 청소해 쓸어 내는 것뿐 아니라 내 마음속에 쌓였던 많은 찌꺼기, 수고들, 잡념들, 습관화된 것을 새로 조정하고 청소하는 기간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천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여름휴가 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89%는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예상하는 휴가 시기는 7월 마지막 주에서 8월 초가 가장 많았다. 휴가지로는 75.4%가 국내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고 해외여행은 24.6% 수준으로 조사됐다. 가장 인기 있는 휴가지로는 국내는 제주(13.7%), 해외는 일본(28.7%)이 각각 꼽혔다. 올여름 휴가를 떠나지 않는 직장인들의 경우 ‘바쁜 업무로 인해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41.3%로 가장 많았다.
우리 삶을 더 능률 있게, 더 짜임새 있게, 더 활력 있게 하기 위해 쉼이 필요하다. 악보를 보면 꼭 쉼표가 있다. 만약 악보에 쉼표가 없다면 노래 부르다가 숨이 막혀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쉼표 기능은 적당한 곳에서 쉬었다가 부르라는 것이다. 쉼이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우리 삶을 절도 있게, 건강하게, 내용 있게 만드는 것이 쉼인 것이다.
이처럼 쉼과 일은 균형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법칙이다. 쉼도 일도 한 쪽으로 너무 기울어지면 균형이 깨진다. 휴가도 너무 오래가면 안 된다. 한 열흘 정도 실컷 놀다가 일하려면 쉽지가 않다. 이미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적당한 쉼과 일의 리듬이 필요하다. 권투선수는 경기할 때 3분 싸우고 1분 쉰다. 만약 1분 싸우고 3분 쉰다면 권투경기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리듬이다.
스코트 경은 “너무 많이 쉬는 것은 녹스는 것”이라고 했다. 칼 힐티는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라는 책에서 “지나치게 많은 휴식은 지나치게 적은 휴식과 같이 피로하게 한다”라고 했다. 윌리암 셰익스피어는 “인간은 휴식이 주는 젖을 먹고 자란다”라고 했다.
오늘날 가장 큰 위기는 가정해체 위기다. 모두 일 중독에 빠져 지나치게 일에만 매이고 분주하게 살아가기 때문에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많다. 몸은 가까이 있지만 마음은 따로따로 떨어져 살고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위기가 오면 쉽게 가정이 해체되는 것을 본다. 그래서 휴가에는 온 가족이 함께 떠나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심어주고 부부간에는 정을 돈독하게 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일 년에 한 번 모든 일을 내려놓고, 문을 닫고, 조촐하게 온 가족이 행복한 휴가를 즐겨야 한다. 이 세상 가장 기초는 건강한 가정이다. 이런 가정을 통해 충전하는 신앙이, 믿음이, 헌신이, 삶이, 역할이, 하나님을 향한 진정한 신앙표현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건강한 가정공동체를 위해 하던 모든 일을 내려놓고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나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