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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특별기고] 천성산 계곡을 위해 양산시가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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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천성산 계곡을 위해 양산시가 해야 할 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8/16 09:34 수정 2016.08.16 09:34













 
↑↑ 심규한
천성산의 친구들
ⓒ 양산시민신문 
드디어 휴가철이 끝났다. OECD 국가 중 최고 노동 강도와 저임금을 유지하고 휴가조차도 전 국민이 4~5일 사이에 몰아쉬어야 하는 한국 상황에서는 휴가도 전쟁이다.


휴가철이면 새벽 6시가 되기도 전에 내원사 계곡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차들이 몰려온다. 자리를 잡고 바리바리 싸 들고 온 술과 음식을 먹고 마시며 물놀이를 한다. 물놀이를 하며 고동을 잡고 물고기를 잡기도 한다.


휴가철 전 양산시에서는 취사ㆍ야영 금지 현수막을 걸었지만 여전히 취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지난해와 달리 취사ㆍ야영 금지 현수막이 걸린 게 성과다. 하지만 홍룡사 계곡은 올해도 현수막조차 아예 없었다. 편백 숲과 계곡에서 야영객들이 취사는 물론 빨래를 하기도 한다.



물론 화장실은 있지만 취사장이 없으니 설거지를 계곡에서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마침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도 보인다. 도립공원지역이 아니라 그런지 아예 취사ㆍ야영과 천렵ㆍ채취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 따위도 없다.


휴가철 전 내원사와 담당 공무원이 만나 공원 계곡 내 취사와 천렵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나마 내원사 계곡에 취사 금지 현수막이 걸린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천렵 금지 안내판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천렵을 금지하지 않은 탓에 천성산 계곡 물고기들이 너무나 적다.



수달이 살만한 계곡이지만 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뿐인가 고동을 보는 족족 따면 반딧불이 같은 곤충도 만나기 어려워진다. 눈에 띄는 보호종이 이럴진대 천성산 계곡을 보전함으로써 생태계의 촘촘한 먹이그물과 종 다양성 보존이 가능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홍룡사는 도립공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예 취사ㆍ야영금지 안내판조차 없다.


아직도 이런 휴가문화가 양산시에서 계속되고 시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왜냐하면 양산은 농촌에서 벗어나 이미 30만 시민이 사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인구밀도가 낮은 농촌 냇가에서 밥을 해먹고 천렵을 하는 일을 시시콜콜 말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농촌문화로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도립공원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공공재에 해당하는 계곡에서 물을 오염시키고 생태를 파괴하는 일을 방치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그럴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공공 재산을 관리하고 보존해야 할 양산시 책임이 크다. 이렇게 지적하면 양산시는 시민의식과 수준이 낮아서 그렇다고 핑계를 댄다.


하지만 이것은 시민의식과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천성산 정상과 화엄벌 야영객이 많이 줄었다. 예전에는 아무 데나 편한 곳에 마구 야영을 하고 취사를 했지만 지난겨울 이후 정상과 화엄벌 곳곳에 취사와 야영금지 안내판을 설치하고 눈에 띄게 개선됐다.


시민은 안내판을 보고 인식하고 주의하고 삼갈 뿐이다. 사람이 나서서 막고 단속할 문제를 결국 시민의식과 수준을 낮게 방치하거나 모함하는 것은 시의 무책임에 기인한 문제다.


명심하자. 천성산은 우리들만이 누리고 떠날 공공재가 아니다. 우리들의 아이들과 후손들이 함께 누려야 할 공공 자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은 언제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양산시가 천성산의 공공재로서 가치를 인식하고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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