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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말 둘레길] 쇠고기에 대한 말..
오피니언

[우리말 둘레길] 쇠고기에 대한 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8/16 09:42 수정 2016.08.16 09:42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지나간 개그 콘서트 <어르신 코너>를 보고 있다. “돈 많이 벌면 뭐 하겠노. 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 먹겠지. …소고기 먹으면 뭐하겠노 살쪘다고 다이어트하겠지”라는 대사가 쇠고기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대부분 나라에서 쇠고기 소비는 부와 지위를 드러내 주는 특권의 하나다. 유럽, 미국, 일본을 거쳐 경제가 성장한 한국도 이 쇠고기 클럽에 가입했다.


지금처럼 쇠고기에 대한 탐식이 심해진 것은 영국인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사냥, 동물학살, 화려한 고기 만찬 등 켈트족 전통에 따라 고기를 맘껏 먹는 사람들이 더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집착은 근대 초기 계몽주의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드러났는데, 쇠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식민지 개척에 열을 올리던 영국 정부는 새 목초지를 찾아 나섰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북아메리카 평원, 아르헨티나 팜파스, 오스트레일리아 오지, 뉴질랜드 초원 등에 목초지가 만들어졌다. 소(육우)를 기르기 위해 버펄로와 인디언을 몰아냈고, 소작농은 차츰 설 곳을 잃었다.


그런가 하면 19세기 초, 지방이 많은 쇠고기를 즐기는 영국인 기호에 맞춰 소에게 곡물 사료를 먹였다. 이로 인해 전체 곡물 3분의 1을 육우나 다른 가축이 먹어치우고, 세계 인구 13억 명은 기아나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안타깝고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났다.



늦었지만 우리는 곡물이 풍부한 차돌박이나 마블링 쇠고기를 먹을 때마다 비만이나 질병뿐 아니라 환경파괴, 사회 정의와 평등의 문제를 떠올려야 한다. “소고기 마이 묵으면 뭐하겠노? 돈 마이 벌고 안 벌고 그기 아무것도 아인기라”


이번에는 쇠고기에 대한 말을 찾아봤다.


안심 : 소 갈비 안쪽 채끝에 붙은 연하고 부드러운 살
채끝 : 소 등심 부분의 방아살 아래에 붙은 고기
제비추리 : 소 안심에 붙은 고기
차돌박이 : 소 양지머리뼈의 한복판에 붙은 기름진 고기
쥐머리 : 편육을 만드는 데 쓰는, 갈비에 붙은 쇠고기의 하나
토시살 : 소 지라와 이자에 붙은 고기
미절 : 주로 국거리로 쓰는 허섭스레기 쇠고기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전에는 어머니들이 손수 누룩이나 메주를 만들었는데, 누룩이나 메주 따위를 디뎌 만들 때 쓰는 쳇바퀴나 밑이 없는 모말처럼 생긴 나무틀은 ‘고지’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무른 메주를 밟으며 놀았는데, 메주만 찍어 내면 ‘메줏말’입니다.


2)급격한 운동이나 힘든 노동으로 종아리 근육이 딴딴하고 둥글게 된 것은 ‘알’이라고 해 ‘종아리에 알이 뱄다’고 합니다. 그러나 허벅지에는 알이 배는 것이 아니라 허벅지 윗부분 즉 림프샘이 부어 멍울이 생기는데 이를 ‘가래톳’이라고 하고, ‘가래톳이 섰다’고 합니다. 직접 만져보면 압니다.


3)감을 따는데 쓰는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장대는 ‘전짓대’라고 합니다. 옛날 아이들에게 억지로 약을 먹일 때 입에 물리던 ‘전지’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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