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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승호 시인 2014년 ‘문예운동’으로 등단 양산시청 근무 현 서울재림문인협회 회원 | ||
ⓒ 양산시민신문 |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이른 아침 모인다
어제는 쓰레기
오늘은 풀뽑기
할머니는
칠십 평생
손에 익은 김매기
몸에 익은 삯일 자산삼아
비가 내리지 않아 단단하게 굳은 흙을 쪼며
뽑히지도 않는 바랭이를 힘겹게 잡아당긴다
할머니의 생에 비는 적셔주지 않았다
지독히도 뽑히지 않는 가난의 뿌리
아부지 따라 바다로 나간 지 오십년을 넘기는 첫째
다섯 번째 고시를 앞두고 스스로 생을 접은 가운데
부산 어느 변두리, 예빈 삶이라는 막내
지금은
할머니의 가슴에 모여 아프게 사는 분신들
국도 35호선 양산 동면 한길 가
노인일자리, 할머니 통장엔
이번 명절만큼은
꼬-옥 온다 하던
막내와 손녀딸 기다리는
차곡히 쌓인
아린 희망이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