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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희망웅상 행복한 세상] 사랑과 애착에 대하여..
오피니언

[희망웅상 행복한 세상] 사랑과 애착에 대하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9/12 09:24 수정 2016.09.12 09:24













 
↑↑ 고세영
희망웅상 홍보분과
ⓒ 양산시민신문 
몇 달 전 많은 이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갑작스러운 지인의 비보를 전해 들었다. 회사에서 밤늦게 귀가하신 후에 홀로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셨다 한다. 너무도 젊은 나이였다. 남겨진 가족과 그를 아는 모든 이가 비통을 가누지 못했다. 나 역시 그 순간 충격과 정적을 잊지 못한다. 그동안 그분이 보여준 헌신과 사랑에 한 번도 진실 되게 감사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도 죄송하고 슬퍼 영정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참기가 어려웠다.


인도에서 온 요가 수행자 강의 중 들었던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서로 사랑하는 어머니와 딸이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린 딸을 남기고 돌아가시고 만다. 죽은 어머니를 너무나 잊지 못하는 소녀. 어느 날 소녀는 꿈에서 어머니를 만났다. 오랜만에 본 어머니는 커다란 물동이를 이고 있었는데 거기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고, 왠지 기운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소녀는 너무도 이상하고 걱정이 돼서 왜 그런지 묻자 “이 물동이의 물은 지금까지 네가 나를 잊지 못하고 흘린 눈물이란다. 네가 계속 내 생각을 하며 우니 내가 가지 못하는구나. 이생을 마치고 다음의 좋은 생을 살고 싶은데, 사람들이 슬퍼하며 나를 떠나보내지 못하니 내가 이곳에 머물고 있는 거란다”라고 어머니가 말했다. 소녀는 영민한 아이였기에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하고 물었다. 어머니는 말했다. “내 생각이 날 때마다 신을 기억하렴. 그럴 때마다 신이 너에게 힘을 주기 때문에 나에 대한 애착이 사라질게다”


그 수행자가 말하기를, 떠난 이를 사랑하고 그와 좋았던 경험들을 기억하는 것은 참 좋지만 애착을 가지는 것은 매우 이기적이라 했다. 이기심 없이 그에게 정말로 무엇이 유익한가를 생각하고, 상대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살면서 내 감정이 사랑인지 애착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다. 그럴 땐 내가 ‘사랑’이라 부르는 관계에서 어떤 느낌을 경험했는가를 보곤 했다. ‘사랑’을 주고서도 섭섭함, 실망, 슬픔, 아픔, 두려움, 화남을 느낀다면 그것은 순수한 사랑이라기보다는 애착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거기엔 내 기대와 욕구가 섞여 있어서 부정적인 경험이 뒤따르기 마련이었다.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조건 없이 상대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참된 사랑이라는 가르침에서 나는 고결함을 느낀다. 그것만큼 영혼을 변화시키는 힘이 또 있을까?


얼마 전 고인을 기리는 추모행사와 마지막 재가 있었다. 떠나신 분을 기억하며 그 영혼이 이번 생에 걸어온 길과 다음 생으로 이어질 길을 떠올렸다. 참으로 다정하고 자상한 아빠이자 든든한 남편이었고, 한결같은 친구, 책임감 있는 동료로서 모든 이에게 말없이 헌신적이었던 그분의 미덕을 새겨본다. 받은 사랑에 감사드리지 못한 죄송함 또한 때 지난 나의 이기심이리라. 그것을 거둬들여 더 낮은 마음으로 남은 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언젠가 나도 가족과의 사별을 맞을 것이다. 더 깊은 인연의 끈으로 묶인 이들을 애착 없이 참되게 사랑할 줄 아는 법을 나는 오늘도 연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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