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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말 둘레길] 밥에 대한 말..
오피니언

[우리말 둘레길] 밥에 대한 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9/27 09:21 수정 2016.09.27 09:21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길가 밭에 토마토가 붉게 익어가고 있다. 그 옆에 파라솔을 치고 평상에 앉은 아낙과 노파는 막 딴 토마토를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 놓았다. 차에서 내려 토마토를 사고 한 입 베어 문다. 이런, 토마토 맛이 예전 같지 않아. 자동차 매연이나 공해로 인해 나빠진 환경 탓일까. 비료와 농약으로 지은 농사이기 때문일까.


생명 농업 선구자,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에 의하면 오랜 세월 우리 땅과 기후에 적응한 종자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그것은 다국적 대기업이 소유한 제조업체들의 종자 침략 때문이다. 한번 사라진 토종 종자들은 회생시킬 방법이 없다. 경제와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소리 없이 행해지는 일들이다.


수익성만을 위해 다양하지 않은 종자를 만들어 파는데 급급한 기업들. 그들이 업체에서 교배시켜 만든 종자들은 노새처럼 번식 능력이 없어 해마다 새로 사서 심어야 한다. 그러니 그해에 씨를 받아뒀다가 이듬해에 심어도 결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 또 허약해 비료와 살충제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재래종은 매우 빠른 속도로 사라져 버렸다. 자신이 사는 환경에 잘 적응한 재래종은 병에 훨씬 덜 걸려 비료나 농약이 많이 필요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맛도 좋고 건강한 토마토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고향처럼 그리워진다. 이번에는 밥에 대한 말을 찾아보았다.

새참 : 일을 하다가 잠깐 쉬면서 먹는 음식 = 샛요기, 중참
생반(生飯) : 밥을 먹기 전에 아귀, 또는 새와 들짐승 따위에게 주기 위해 조금씩 떠내는 밥
대궁 : 먹다가 그릇에 남긴 밥
소나기밥 : 보통 때에는 얼마 먹지 않다가 갑자기 많이 먹는 밥
물눌은밥 : 숭늉 속에 들어 있는 눌은밥
쥐코밥상 : 밥 한 그릇과 반찬 한두 가지만으로 간단히 차린 밥상
지에밥 : 찹쌀이나 멥쌀을 물에 불려서 시루에 찐 밥
눈칫밥 : 남의 눈치를 보아 가며 얻어먹는 밥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지금은 누에 키우는 농가가 거의 없지만, 전에는 많이 키웠습니다. 누에 먹을 뽕도 손수 땄습니다. 누에가 사는 집은 누에집이 아니라 ‘고치’, 또는 ‘누에고치’입니다. 병아리가 사는 집은 병아리집이 아니라 ‘어리’, 닭이 사는 집은 ‘둥우리’ 또는 ‘닭장’, 소나 말이 사는 집은 ‘외양간’입니다. 금붕어가 사는 집은 ‘어항’입니다.


2) 창란젓이 아니라 ‘창난젓’입니다. 명란젓이야 명태의 알, 명란(明卵)이니까 당연하지만, 창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명태의 창자가 곧 우리말 ‘창난’입니다. 그래서 ‘창난젓’입니다.


3) 어떤 지점을 밝히지 않고 ‘지구의 반대편’이라고 하면 그 반대편은 이 지구의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반대편’ 또는 ‘대척점’이라고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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