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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성미경(이성현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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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미경(이성현 어머니) | ||
ⓒ 양산시민신문 |
그렇다면 형은 어떨까? 동생이 태어나지 않았다면 형 같은 건 되지 않았을 거라며 불만이 많다. 얄미운 동생은 형이 아끼는 물건을 허락도 구하지 않고 함부로 꺼내 엉망으로 만들고 형만 혼나게 한다. 엄마 몰래 동생을 주먹으로 쥐어박아도 답답한 형의 마음. 그런데 이 얄미운 동생은 꿈속에서조차도 형을 화나게 하니 속이 끓는다.
“엄마! 팥빙수가 왜 이렇게 부글부글 끓어?”하고 외치던 형 마음속 응어리들이 극에 달한 장면을 보며 나 역시도 큰 아이 연경이를 그렇게 만들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동생이 태어난 뒤로 짜증이 늘었던 큰 아이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입장에서만 큰 아이를 평가하며 골칫거리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동화 속에서 늘 동생에게는 환하게 웃으면서도 큰 아이에게는 화난 표정으로 대하는 엄마 모습을 보며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아이와 공감하며 소통한다는 건 아이 입장이 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책은 “형이니까” 당연히 큰 아이가 해야 한다는 걸 의심 없이 여겼던 나에게 아이 입장이 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해줬다.
이성현(동산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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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현(동산초6) | ||
ⓒ 양산시민신문 |
우리 형이 나에게 잘 안 해주는 것처럼 유이치도 같은 방식으로 하지만 속으로는 걱정하고 좋아할 것이다. 유이치가 동생을 때리는 것은 나쁜 행동이지만 그래도 유이치가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우리 형도 나에게 짜증을 내고 또 나를 걱정할 때가 있다. 형과 내가 싸우고 밖에 나가도 우리 형은 내가 멀리 나갔는지, 언제 오는지 걱정을 하며 전화를 한다.
책에서 엄마가 무조건 ‘형이니까’라고 해서 형인 것을 싫어했는데 동생 다카시가 행방불명됐을 때 걱정하는 것을 보면 자신이 형으로서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많이 깨닫고 있는 것 같아서 감동했다. 형과도 맨날 싸우기도 하지만 내가 사라진다면 누구보다 형이 제일 많이 나를 걱정할 것 같다. 형이 있어서 좋기도 싫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