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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열린 칼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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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칼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10/11 09:17 수정 2016.10.11 09:17













 
↑↑ 전대식
양산시 문화관광해설사
ⓒ 양산시민신문 
삽량문화축전을 마친 다음 날 동료 해설사들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 선진지 답사를 다녀왔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백제의 왕도였던 공주-부여-익산의 8개 유적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인데, 작년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정림사지와 미륵사지 석탑,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고분군과 능산리고분군, 낙화암과 백마강으로 잘 알려진 부소산성 등이 있다. 통도사와 함께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 중인 마곡사도 둘러봤다.


우리 양산의 통도사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터라 관심 있게 살펴보고 그쪽 해설사들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세계유산 등재 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와 시민의 높아진 관심이라고 한다. 일선 해설사들 자긍심 또한 함께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관광객은 등재 전에 비해 두 배나 늘었다고 한다.


양산 통도사를 비롯한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등 7개 사찰을 ‘한국의 전통산사’라는 이름으로 묶어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이다. 이 사찰들은 모두 삼국시대에 창건됐고, 조선 중기 이후에 가람 배치가 정형화된 산지사찰들이다. 이들 사찰은 다양하게 형성된 축과 주변의 계곡과 조화를 이루면서 한국 산지가람의 정형을 잘 보여준다.


그런데 세계유산 등재라는 것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우리가 과거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현재 그것을 향유하다가 미래의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산이 ‘유산’이라면, 그 소재지와 관계없이 모든 인류에게 속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전 세계인이 공통으로 지키고 전승해야 할 유산이 ‘세계유산’이다.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는 이러한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산과 문화유산들을 발굴・보호ㆍ보존하고자 1972년 ‘세계유산협약’을 채택했다. 세계유산은 이 협약에 규정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형의 움직일 수 없는 유산이다.


우선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면 길고 까다롭고 반복적인 심사와 현지실사 및 평가 등을 거쳐 최종적인 등재 결정이 나는데, 이 기간이 5년이나 걸리는 장기적인 작업이다. ‘한국의 전통산사’는 빨라도 2018년에 등재 결정이 날 예정인데, 현재 잠정목록에 올라있는 유산들이 많이 밀려있기 때문에 이때 탈락하면 다음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2016년 현재 11건의 세계문화유산과 1건의 세계자연유산이 등재돼 있다. 우리가 사는 양산에는 1건도 없고 경남 전체로는 합천 해인사의 장경판전 1건이 등재돼 있다.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해당 사찰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잘 협력해 통도사가 포함된 ‘한국의 전통산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무엇이 좋아질까.


우선 크게 보면 한 지역과 국가를 넘어서 인류 공동의 유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어서 세계유산을 보유한 양산시민은 큰 문화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적ㆍ국민적 관심 증대로 문화유산 보호와 보전이 향상될 것이며, 특히 이번과 같은 지진 등 재난 시에는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기술적ㆍ재정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양산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관광객, 특히 문화관광객 증가로 지역 고용창출과 관광수입이 증대되고, 이러한 것들의 선순환은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 것이다.


전날 끝난 9일간의 백제문화제 격무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화유산 도시임을 자랑하며 한껏 고양된 목소리로 열정적인 해설을 해주던 공주와 부여의 해설사들처럼 우리도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 양산의 문화관광해설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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