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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계속되는 집안싸움… 양산학춤 ‘양산’이 부끄럽다..
문화

계속되는 집안싸움… 양산학춤 ‘양산’이 부끄럽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10/25 10:40 수정 2016.10.25 10:40
후계 문제로 논란 겪는 양산학춤, 밥그릇 싸움으로 정통성 의문
보유자 학산 김덕명 선생 사후 진주 사람에게 후계 권한 양도
‘양산학춤’아닌 ‘사찰학춤’으로 국가무형문화재 등록 추진
경남도, 학춤단체에 동의서 요구 동의 여부 놓고 갈라진 학춤단체

“과연 앞으로도 ‘양산’학춤이라 부를 수 있을까?” 후계 문제를 놓고 진통이 끊이질 않는 양산학춤이 양산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 하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서 있다.



지난해 10월 양산학춤 보유자인 김덕명 씨가 사망한 후 공개된 유언장에 따르면 김 씨는 양산학춤에 관한 모든 권한을 진주에 사는 박아무개 씨에게 양도했다.<본지 607호, 2015년 12월 29일자>



이후 박 씨는 지난 7월 양산학춤을 ‘사찰학춤’으로 명칭을 변경한 뒤 국가무형문화재 등록을 위해 8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경남 문화재 분과위는 김 씨가 1999년 작성한 유언장이 법원 공증까지 마쳐 학춤 후계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양산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산학춤 보존ㆍ전승 단체와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가결했다. 분과위는 지역 간 관계가 정리되지 않을 경우 학춤에 대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양산학춤 관련 단체로부터 문화재 등록을 동의한다는 협의서를 받아올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경상남도와 진주시는 양산시에 ‘양산학춤 관련 단체들에게 사찰학춤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추천하도록 하는 동의서와 양산시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11일 양산시는 지역 학춤단체인 (사)양산학춤보존회, 양산학춤보존회, 양산민속예술보존회, 통도사학춤보존회 등 단체 대표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각 단체에게 현재 문화재 추진 상황과 동의서 작성에 대한 내용을 알렸다.














ⓒ 양산시민신문


하지만 김 씨 사망 전에도 반목을 거듭하며 갈등 관계에 있던 학춤단체들은 이번에도 입장이 엇갈렸다.


우선 문화재 등록을 동의한 (사)양산학춤보존회 김순임 대표는 “유언장이 공개되고 결국 박 씨가 김덕명 선생 후계자란 사실이 확실해졌기 때문에 양산에서 활동하던 제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저희도 양산학춤을 지키고 싶은 사람으로서 공증된 박 씨 말고는 후계자가 없어 동의했으며 박 씨와 이후 양산에서의 후계자 양성에 대한 논의도 협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온전히 진주에 학춤을 뺏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머지 단체들은 “양산학춤은 양산 것이기에 진주 사람이 후계가 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김덕명 씨 아들인 통도사학춤보존회 김성수 대표는 “양산학춤과 사찰학춤은 엄연히 다른 것이기 때문에 양산학춤에서 양산이 빠지면 안 될뿐더러 양산학춤이기 때문에 후계는 양산에서 나와야 한다”며 “일전에 학춤을 양산시 지정문화재로 등록하려 할 때 양산시는 양산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다. 진주 사람에게 빼앗겨서는 안 되고 우리 가문에서 나온 춤이기 때문에 양산에서 나고 자란 내가 계승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학춤단체 입장이 엇갈리면서 양산시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양산시가 민간영역인 학춤단체 의견을 강제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들 단체는 김덕명 씨 사망 1주기를 기념하기 위한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사)양산학춤보존회는 이미 지난 5일 기념공연을 진행했고, 양산학춤보존회는 25일 진행했다.


법적으로 양산학춤 후계 구도가 진주에 사는 박 씨에게 양도된 가운데 지역 학춤단체마다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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