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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용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우리 몸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균형을 잃게 돼 호흡기 등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기도에 염증이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자극이 지속해서 발생하며 심하면 가래가 많아지기도 한다. 질병이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몸을 방어하기 위한 기침 현상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 기침으로 인해 기도에 다시 자극을 주게 되고 이로 말미암아 기침이 다시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기도 한다.
기침이 문제가 되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는 감기가 있다. 코나 목구멍 주위에 바이러스가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고 콧물, 목구멍 통증과 함께 기침을 동반한다. 대부분 건강한 사람에게서 감기는 약을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7일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굳이 약을 먹지 않더라도 집에서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섭취하면 하루 만에도 좋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종류 만성 질환을 앓고 계신다거나 특별한 병은 없지만 호흡기가 약한 어르신 경우 감기에 걸리기만 하면 기침 가래가 심해져서 몇 주, 몇 달을 끙끙 앓고 지내시는 것을 종종 볼 때가 있다. 더해 체력이 많이 떨어지거나 소화기능이 약하신 분들은 감기약을 복용하면 오히려 더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어르신 감기나 체력이 약한 사람이 걸리는 감기에 있어서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치료한다. 예를 들어 식욕이 떨어지거나 기력이 없는 감기 환자 경우에는 인삼이 함유돼 있는 감기약을 처방할 수 있다. 또한 감기로 인해 발열이나 몸살 증상이 사라지고 나서도 마른기침이 지속하는 어르신들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맥문동 등 호흡기를 안정시키는 약물을 사용해 이를 치료하기도 한다. 상당수 감기 한약 처방들은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돼 한방병ㆍ의원에서 부담 없이 이용할 수도 있다.
호흡기가 약한 어르신들은 감기에 걸리기 전에 미리 몸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에 자주 걷거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자전거 운동, 가벼운 아령 등을 통해 건강한 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환절기에 아침, 저녁으로 외출 시 찬 공기를 많이 마시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는 등 보온에 주의하면서 실내 습도나 자주 수분섭취를 하는 것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이외에 호흡기가 약한 사람에게 평소에 섭취하면 좋은 한약이나 차 등을 통해 감기 등 질병을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집에서 마련할 수 있는 차 중에 오과다(五果茶)라는 것이 있다. 조선 시대 ‘제중신편(濟衆新編)’이라는 의서에 이 오과다가 왕이나 왕비의 감기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가벼운 증상 감기에는 진하게 끓여서 마시거나 혹은 환절기 감기 예방을 위해 묽게 차로 자주 마실 수 있다.
차로 복용하고자 한다면 생강 2개, 겉껍질만 까고 속껍질이 붙어 있는 밤 7개, 은행알 15개, 대추 7개, 호두 10개를 잘 씻어서 물 1.5L 정도에 넣어 2시간가량 끓인 뒤 물이 반 정도 줄면 완성이 된다. 냉장고에 보관하되 어르신이 마실 때는 미지근하거나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된다.
감기에 취약한 어르신들에게 개인위생과 운동, 그리고 조상들의 전통적인 예방 방법을 통해 건강한 겨울을 보내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