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미(Pick Me) 세대’라고 부르는 20대 젊은층은 이른바 ‘나를 뽑아줘’ 세대다. 아이돌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딴 픽미세대는 1980~1990년대 고성장 시기에 태어나 가정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취업할 나이가 돼 저금리 저성장 시대와 맞닥뜨린다. 고용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결국 이들 목표는 자아실현에서 생존으로 변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들이 함께 쓴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언급한 픽미세대는 희망이 사라진 자리를 자조나 체념 또는 현실에 대한 빠른 직시로 채우며 새 가치관을 찾고 있으며, 1인 소비와 공유경제, 경험주의 등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욜로라이프(YOLO Life)
픽미세대 가치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국가와 사회, 심지어 가족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는 절박함이 현재지향적인 소비 형태로 나타난다. ‘욜로’라는 말은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소비를 지향하는 움직임을 뜻한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실에서 미래에 대한 계획과 투자는 어리석은 일처럼 여겨지곤 한다.
최근 방송에서 유행하고 있는 혼술(혼자 술먹기), 혼밥(혼자 밥먹기) 등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은 픽미세대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은 알 수 없는 미래라는 불안 앞에서 좌절하면서도 현실의 소소함에서 즐거움을 찾는 행동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