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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소남 새뜰마을, 마을공동체로 어르신ㆍ이주민 품다..
사회

소남 새뜰마을, 마을공동체로 어르신ㆍ이주민 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6/11/29 10:19 수정 2016.11.29 10:19
도시개발로 젊은이 마을 떠나 낙후된 주택에 어르신만 남아
외국인노동자 주민 30% 차지 2015년 새뜰마을사업에 선정
4년간 48억원 들여 도시재생 양산 대표 마을공동체 기대















↑↑ 소주동 소남마을 전경.
ⓒ 양산시민신문


구금자(69, 부산 출생) 어르신과 수대시(35, 스리랑카 출생) 씨는 참 많이 다르다. 고향도 나이도 생각도 심지어 피부색도 다르다. 너무 달라 함께 어울리지 못할 것만 같은 이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소남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모여 살아서 ‘마을’이 아니다. 이제는 담장을 넘어 함께 모여 기르고, 돌보고, 고민하고, 마련하고, 즐기며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 마을이다. 구금자 어르신과 수대시 씨를 ‘우리 이웃’이라는 친근한 단어로 함께 하게 만드는 힘이 바로 마을에 있다.


















↑↑ 마을공동협의체 구성.
ⓒ 양산시민신문


소주동 소남마을은 177가구 294명이 살고 있는 자연마을이다. 과거에는 인근 농경지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모여 사는 작은 시골마을이었다. 하지만 도시개발로 농터가 없어지고 점차 오래된 주택만 남았다.



더욱이 공업단지와 아파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그 사이에 고립된 도심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하나 둘 떠나고 어르신들이 남아 마을을 지켰다.


그러다 몇 해 전부터 소남마을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젊은 외국인노동자들이 소남마을에 생활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인근 공장에서 가깝고, 전세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외국인노동자에게 인기(?) 있는 마을이 됐다. 전체 마을 주민의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외국인 주민 수가 늘었다.
















↑↑ 마을활동가 등 실무진 회의.
ⓒ 양산시민신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과 외국인노동자 간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재활용과 음식물분리수거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주민이 마을 곳곳에 쓰레기를 버렸고, 주민은 지저분한 골목길에 악취까지 더해 불만이 쌓였다. 하지만 얼굴 한 번 마주치기 힘들어 그 불만을 이야기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렇게 이들은 이해와 소통이 없는 마을에서 살아왔다.


그런데 소남마을에 최근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이른바 ‘새뜰마을’. 마을을 새롭게 정비해 희망을 가꾼다는 뜻이다. 새뜰마을은 국토교통부 생활취약지역 주거환경 개선사업명으로, 소남마을이 대상지역으로 뽑혔다.


과거에 주거환경 개선사업이라고 하면 관이 주도하는 재개발사업이 떠오른다. 하지만 새뜰마을 사업은 주민참여를 최우선으로 한다. 주민이 사업 제안부터 계획 수립, 실행, 사후관리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 지역사랑 크라우드 펀딩대회 참여.
ⓒ 양산시민신문


드디어 기회가 왔다. 2016년 1월 11일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마을을 바꾸자며 의지를 다졌다. 총괄코디네이터, 마을활동가, 토목용역팀과 함께 마을의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선 첫 출발로 ‘지역사랑 크라우드 펀딩대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마을 골칫거리였던 음식물 쓰레기를 마을 텃밭 비료로 만드는 ‘음식물 공동 처리시설’ 설치를 위해 펀딩을 시작했다. 목표 금액 197만원으로 추진했는데, 목표액을 훌쩍 넘긴 474만원을 모금했다. 대성공이었다. 경남을 대표해 특별상을 받았다. 마을에는 음식물쓰레기처리기가 생겼다.


좋은 출발에 탄력 받아 새뜰마을대학, 소남문화교실 등 주민소통 공간을 늘렸다.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마을지도를 만들고, 선진지 견학도 다녀왔다. 이주민을 위한 한글교실, 기타교실을 운영하면서 외국인 주민들도 점차 마을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재활용, 분리수거 교육도 진행했다.
















↑↑ 주민 참여 현장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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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소남새뜰마을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마을공동협의체를 만들었다. 이제 본격적인 마을정비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헌 집을 수리하고 주차장과 도로를 만든다. 경로당, 복지회관을 뛰어넘는 주민소통공간도 만들 예정이다.


소남새뜰마을이 소외된 도심 낙후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어르신과 이주민이 더불어 살아가는 양산지역 대표 마을공동체로 탈바꿈하게 될까? 2년 뒤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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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와 함께 마을지도 그리기.
ⓒ 양산시민신문


새뜰마을사업이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지역발전위원회와 국토해양부에서 시행 한 ‘도시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 프로젝트’ 공모사업이다.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 재생을 통한 도시 취약지역 회복을 목표로 한다. 경남은 소남마을을 비롯해 창원시 완월마을, 진주시 옥봉마을 등 도시지역 3곳과 함안군 윤외마을, 남해군 둔촌마을, 하동군 범왕마을, 산청군 화계마을, 거창군 동촌마을, 함천군 권빈마을 등 농어촌지역 7곳이 선정됐다.

소남 새뜰마을 마스터플랜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4만8천466㎡ 규모 소남마을에 47억9천만원을 지원한다. 집 수리 사업, 공용주차장, 소남새뜰센터, 커뮤니티녹지도로 등 대규모 토목사업을 진행한다. 공동텃밭, 클린하우스(음식물쓰레기처리공간) 등 공동체 공간을 늘리고 가로등ㆍCCTVㆍ안전휀스 설치, 골목길 정비 등 안전한 환경 조성도 중요한 사업이다.

















↑↑ 이주민 문화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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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남새뜰마을협의회 발기인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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