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말로 교장 임기가 끝나는 서창초, 양산초, 웅상중, 양산남부고 4곳이 새 교장을 뽑기 위한 교장공모제 시행학교로 지정됐다.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지원자 접수를 받은 결과 서창ㆍ양산초 각각 1명, 웅상중은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은 반면 양산남부고는 11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교장공모제 공모방식 차이 때문이다. 양산남부고는 교사 경력 20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가능한 ‘내부형’, 나머지 3곳은 교장 자격증 소지자만 지원하는 ‘초빙형’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교장 자격이 있는 교원은 ‘머지않아 발령 받는데 힘들게 고생해 가면서 공모제에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지원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초빙형 공모는 비교적 인기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대다수 교장공모제가 초빙형 공모로 진행한다는 사실이다. 실제 양산지역도 200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7곳에서 교장공모제를 실시했지만 이 가운데 양산초, 양산고, 올해 양산남부고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초빙형으로 진행했다.
2007년부터 시행한 교장공모제가 처음부터 이같은 방식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교장공모제 시행 학교 의견에 따라 공모방식을 정해왔지만, 현재는 자율학교와 자율형공립고에 한해 교육청이 내부형을 결정하고 이마저도 전체 자율학교 15%만 지정할 수 있다. 이처럼 평교사 등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 지원을 제한하면서 교장공모제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당초 교장공모제를 도입한 취지와 명백히 동떨어진다는 의견이 있다. 이는 승진으로 인한 교육비리를 없애고 공개경쟁을 통해 유능한 교장을 뽑겠다는 교장공모제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것. 하지만 무자격 교장을 공모로 선출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제도였다며, 오히려 측근 비리나 특정단체 밀어주기 의혹이 발생하고 있기에 내부형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공모방식 뿐 아니라 심사절차와 기준도 변했다.
현재는 학교 심사와 교육청 심사 점수를 합산해 도교육감이 최종 선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학부모 담합 의혹이 제기돼 당초 이 방식에서 학교 심사 권한을 축소시켰다. 이후 학교심사는 학교 특성ㆍ여건ㆍ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학교 구성원들이 적합한 인물을 선택하자는 것인데, 학교심사 결과가 무시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1ㆍ2차 심사 합산 방식이 다시금 부활했다.
또 ‘1인 단독 지원’ 역시 내정자를 정하는 등 담합의혹으로 당초 단독 지원 학교는 공모지정을 취소했지만, 농어촌지역 기피현상으로 무더기 공모 취소가 되면서 이 역시도 1학기 만에 다시 부활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이같은 교장공모제 잦은 손질을 두고 현장 의견을 수렴해 최적 방안을 찾는 과정이라는 견해와 잦은 제도 개선이 교육현장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교육계 관계자는 “승진으로 인한 교육비리를 없애고, 공개경쟁을 통해 유능한 교장을 뽑겠다는 교육공모제 본 취지가 점차 퇴색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매학기 찔끔찔끔 제도를 바꾸기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대수술을 통해 교장공모제가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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