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이었다. 자그만치 22년이 걸렸다. 시작은 6년이었다. 6년이면 비수도권 최대 신도시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IMF와 연약지반으로 신도시 사업이 비틀거리기 시작하더니 부동산 경기침체와 극심한 건설경기 악화로 신도시는 그야말로 거북이 걸음을 해야 했다. 국내 최장기간 택지개발이라는 오명을 남기긴 했지만, 이달 31일이면 드디어 ‘완성’이다.
양산신도시가 착공 22년 만인 오는 31일 마침내 준공한다.
양산시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신도시 미준공 구간에 대한 인수ㆍ인계 협의를 진행 중이다.
대부분 공사는 지난해 사실상 마무리 됐지만, 양산천 경계 획정 지연과 오봉지하차도 마무리 공사가 늦어지면서 전체 사업이 1년간 또 지연됐다. 이달 말 전체 사업구간에 대한 준공검사를 받으면 양산시가 양산신도시를 독자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양산신도시는 LH가 물금읍, 동면, 중부동, 남부동 일대 1천66만여㎡ 부지에 2조9천783억원 사업비를 들여 공사에 착수했다. 당시 일산신도시나 분당신도시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최대 규모 면적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1994년 12월 착공해 2000년 12월 말까지 사업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6차례 준공 연기로 자그마치 16년이나 공사기간을 더 연장했다.
첫 걸림돌은 연약지반이었다. 게다가 1997년 전국에 몰아닥친 IMF의 험난한 파고는 연약지반으로 토지조성 원가가 오른 신도시 사업을 표류시켰다. 때문에 2003년 12월 말로 준공이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더욱이 2003년에는 양산 전체 아파트 시장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1년 뒤 규제가 다소 완화됐지만 한 번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무더기 미분양 상황에 건설경기 악화로 공사 중단이 잇따르는 악재가 겹치면서 2003년 후 5차례나 더 준공이 연기됐다.
그러다 2011년, 5년 만에 4개 업체 2천504가구 규모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신도시 조성이 급물살을 탔다.
31일 준공을 앞둔 양산신도시는 현재 공동주택 56곳 4만7천695가구, 단독주택 3천421가구, 주상복합 1천354가구 등 모두 5만2천470가구 15만1천99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 도시가 됐다. 현재 약 61%인 9만1천400여명이 신도시에 입주했고, 2018년까지 5만여명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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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봉산에서 본 양산신도시 조성 전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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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봉산에서 본 양산신도시 조성 후 |
ⓒ 양산시민신문 |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 9만명 인구를 넘어 15만명을 바라보는 신도시 내 각종 기반시설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민원은 학교 부족 문제다. 신도시 내 계획돼 있는 교육시설부지는 모두 35곳인데, 부산대를 비롯해 초등학교 5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3곳 등 모두 학교 13곳이 개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산신도시 1단계가 준공한 2003년부터 해마다 학교 부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 외에도 도서관, 문화센터 등 각종 교육문화시설 확충도 필요하다.
주차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권도 문제다. 분양 활성화를 위해 단독주택지를 점포겸용으로 지정ㆍ분양해 중부동택지, 금산택지, 범어택지 등 상권이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상권 하락을 불러일으키고 인근 아파트 입주민 생활권을 침해하고 있어 개선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신도시 허리를 관통하는 알짜배기 위치에 있는 부산대 양산캠퍼스 부지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양산부산대병원 인근은 대단지 아파트와 상가조성이 완료된 시점에, 52만㎡ 부지가 성장을 멈춘 듯 여전히 빈 터로 방치돼 있어 효율적인 활용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산시는 “범어민원사무소, 동면민원사무소 등 공공시설을 확충하고 범어파출소 설립을 추진하는 등 행정ㆍ치안적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계획ㆍ조성한 도시계획 틀을 다시 짤 수는 없지만, 교육시설이나 공공시설 등 기반시설에 대한 검토는 철저히 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양산신도시 발자취
- 1994년 1월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
- 1994년 2월 택지개발 계획 승인
- 1994년 12월 용지보상 착수 등 착공
- 2003년 6월 신도시 1단계 준공
- 2007년 12월 신도시 2단계 준공
- 2011년 12월 1ㆍ2단계 잔여부지 준공
- 2015년 12월 신도시 3단계 준공
- 2016년 12월 신도시 전체 준공
양산신도시 주택용지 현황
- 단독주택 3천421가구 76만9천㎡
- 공동주책 4만7천695가구 231만5천㎡
- 주상복합 1천354가구 11만㎡
양산신도시 공공시설물 현황
- 도로 537개 노선 12만3천716m
- 광장 6개소 2만5천881㎡
- 도시철도 2호선 역사 4개소
- 근린공원 36개소 81만1천37㎡
- 어린이공원 22개소 8만5천559㎡
- 교육시설 35개소 147만928㎡
- 공공청사부지 12개소 3만4천413㎡
- 유수지시설 6개소 19만665㎡
- 수도시설 7개소 13만3천539㎡
- 하수시설 2개소 12만5천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