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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광역통학구역으로 위기의 작은 학교 살리자”..
사회

“광역통학구역으로 위기의 작은 학교 살리자”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6/12/27 09:11 수정 2016.12.27 09:11
[이슈&사람] 송혜원 좌삼초 학부모회장
좌삼초, 작지만 강한 학교 작은 학교 푹 매력에 빠져
통학버스, 주소지 이전 등 작은 학교 활성화 걸림돌

현직 교사가 쓴 <작은 학교의 힘>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큰 학교 대신 아이 하나하나 가능성을 발견하는 작은 학교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책에는 작은 학교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도 요약돼 있다. 학생 수가 적어 왕따가 없고, 각종 경시대회 참가율과 발표율이 높아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또 교사가 모든 아이를 돌볼 수 있어 자존감이 높다고 한다.


저자와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작은 학교 학부모들이다. 송혜원 좌삼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만났다.


“작은 학교 특징요? 아이들이 선생님과 대화를 무척 많이 해요. 또래 친구뿐 아니라 형, 누나, 동생과도 정말 친하게 지내요. 무엇보다 좌삼초를 다니고 있는 아이 둘 다 단 한 번도 학교 가기 싫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학교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작은 학교 매력에 푹 빠졌죠”


좌삼초는 작지만 강한 학교다. 얼마 전 경남대표 우수학교로 뽑혀 서울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행복교육박람회’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에는 ‘학부모 학교 참여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동요창작대회에서 밴드부가 ‘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 골프특성화 학교로 잔디구장과 골프연습장이 있다.


“이 같은 교육성과나 교육 질과는 상관없이 단지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통ㆍ폐합 대상 학교가 된다는 것이 무척이나 억울하죠. 좌삼초 같은 작은 학교는 단순히 교육기관으로서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웃음 소리가 없는 마을은 더 이상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 아니죠. 학교를 없애는 것은 곧 그 마을을 없애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양산시민신문


좌삼초는 현재 학생 수가 30명이다. 그도 그럴것이 인근마을 미취학아동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를 살려라’고 하면서 통학구역 안에 있는 학생만 입학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모순이다. 이처럼 위기 학교를 살리기 위해 ‘광역통학구역’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통학구역 제한 없이 작은 학교를 희망하고 선호하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 방식이다.


“사실상 대부분 통ㆍ폐합 위기를 극복한 농ㆍ어촌 작은 학교는 위장 전입 등 방법으로 통학구역 외 지역 학생이 전학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알지만 편법이기에 애써 모른 척 해왔죠. 이같은 편법이 싫어 전학을 망설이는 학부모도 상당히 많아요. 번거로운 주소지 이전 절차 없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광역통학구역’ 제도가 정착된다면 소규모 학교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죠”


또 하나, 위기 학교 살리기를 위해서는 통학차량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초등학생을 등ㆍ하교 시킨다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에 먼 거리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통학차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좌삼초 인근 마을뿐 아니라 상북지역 전반으로 아이가 줄고 있어요. 때문에 상북지역 유치원ㆍ어린이집도 원아 모집을 위해 삼성ㆍ중부ㆍ양주지역으로 차량을 운행하고 있어요. 그 말은 도심의 큰 보육기관이 아닌 한적한 시골 보육기관을 선호하는 부모가 있다는 것이죠. 때문에 초등학교도 통학차량이 지원되면 도심 아이들이 분명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좌삼초 교육프로그램과 성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학교 입학을 위해 상담을 받으러 오는 학부모가 상당히 늘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 학부모가 주소지 이전과 통학차량이라는 두 가지 문제로 입학이나 전학을 망설였다고 한다.


“학교, 교사, 학부모, 주민이 똘똥 뭉쳐 학교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다면 한 번 정도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요? 제도 개선이나 행정적 지원이 조금만 뒷받침 된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학교입니다. 학교를 경제 논리로 판단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 시선으로 바라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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