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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
ⓒ 양산시민신문 |
‘소소봄 마을살이’ 이야기도 신문에 연재한 지 1년을 채우게 됐다. 필자 스스로도 글을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좀 더 편안하고 쉽게 우리네 마을살이 이야기로 풀어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가장 아쉽다. 마음 한편으로 죄송한 마음을 가지면서 글을 쓰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는 바다.
오늘은 마을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마을일이라고 하니 그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 헤아리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필자 역시 정의를 내리기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이해하기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삶을 제외하면 과거에는 농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마을일들이 대체로 마을일에 속했고, 나아가서는 새마을운동을 가장 큰 예로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도시화가 되면서 마을일은 마을사람들 생활 속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대가족에서 핵가족화하면서 마을 개념 역시 공동체에서 가족으로 축소되고, 지금은 개인으로 그 범위가 더욱 축소됐다. 주거 역시 아파트 위주로 변화면서 마을의 지리적 범위가 줄어들어, 특별하게 손길이 많이 가던 과거 마을의 지리적 범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행정 역시 마을자치가 주도적이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읍ㆍ면ㆍ동 센터에서 마을일을 도맡아서 하는 복지행정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마을만들기사업’, ‘공동체사업’, ‘도시재생사업’, ‘읍면동 복지 허브화’ 등으로 마을일을 하는 현시대를 본다면, 필자는 많은 사람들이 과하게 마을일을 하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마을일은, 작게는 내 옆집 사정을 살펴주거나, 크게는 마을에 초상이나 잔치가 난 집이 있으면, 온 동네 사람들이 나서서 일손을 돕고, 진행했던 일이나, 농사일이 시작되면 돌아가면서 일손을 돕던 일이나, 마을 입구에 들어오던 길을 조금 넓히거나, 돌을 놓거나 했던 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 헌데 지금은 마을을 리모델링을 하거나, 마을에 센터를 세우거나, 마을 개념을 넘어 옆 마을동네나 마을사람들까지 함께 하는 일들이 부지기수다. 물론 이런 사업 필요성에 대해서는 반문할 여지가 없다.
마을을 위한 일이니, 마을을 살리는 일이니, 마을을 발전시키는 일이니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필자 생각은, 마을일이 너무 광범위하게 커져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해결을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이다. 그래서 결국 외부의 도움을 받지만 그것마저도 사실은 ‘자치’를 할 수 없다는 것만 반증한 일이 아닌가 한다.
지금 하는 이야기가 적절한 예가 될지 모르지만, 많은 단체에서 겨울철이 되기 전에 김장나누기 행사를 한다. 이를 마을일이라 하면 일이 참 커지게 된다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선 넓은 장소, 많은 봉사자, 많은 차량,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한바탕 크게 할 수도 있지만, 한가정이 김장을 담글 때 한 포기 더 치대서 이웃가정에 손수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 마을일은 그다지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닌 게 된다. 이런 가정들을 섭외하고, 이해를 구하고 전달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과거에는 그렇게 해왔고, 그렇게 충분히 서로를 도와가면서 살 수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필자가 다시 하번 마을일을 정리해본다면 “마을사람들이 마을에서 살아가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해결해 나가는 마을공동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정유년 마을일을 시작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