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이 요즘 속된말로 뜨고 있다. 다른 읍ㆍ면ㆍ동에서 접해보지 못한 특수시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동네 착한나눔기업ㆍ가게’를 시작으로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단’, ‘예그리나 마을 만들기’ 등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 사업이 봇물을 이룬다. 이 같은 아이디어 중심에 동면 류진원(50) 면장이 있다. 지난해 7월에 면장으로 부임한 후 6개월여 만에 추진한 것들이다.
“읍ㆍ면ㆍ동 단위 일반적인 업무는 시청 지시나 예산만 갖춰지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며,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죠. 행정 업무 90%가 해마다 같은 날짜에 진행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래서 저 스스로에게 다짐함과 동시에 면사무소 직원들에게 얘기했어요. ‘전임자가 안한 새로운 일 하나만 하자’고요”
류 면장은 동면이 고향이다. 동면 내송마을에서 태어났다. 공무원 첫 발령지도 동면사무소인데다가, 26여년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면장까지 모두 4번을 동면사무소에서 근무했다. 동면이라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동면도 많이 변했다.
동면이 생소한 공동주택 주민과, 동면에서 나고 자란 자연부락 주민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행정을 펼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목표를 ‘주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로 정했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주민 참여형 특수시책을 만들자고 결심했다.
“지역에서 헌신적 봉사활동으로 소문난 적십자봉사회가 기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꾸준히 봉사사업을 펼치는 봉사단체에 꾸준히 봉사기금을 지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우리동네 착한나눔기업ㆍ가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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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기업과 자영업 종사자들이 매출액 일부를 기부해 봉사기금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다. 착한 나눔을 실천하는 곳에는 나눔 인증 현판을 증정하고 기부금 영수증 발행 등 세제 혜택을 준다. 처음에는 류 면장과 봉사단체가 사업체를 찾아가 이 사업을 제안하곤 했는데, 이제는 사업체에서 먼저 동참하겠다는 연락이 온다고. 현재 14곳이 착한나눔가게가 됐다.
쓰레기불법투기감시단 역시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사업이다. 마을 쓰레기는 누가 버리는지, 어디에다 버리는지 주민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별로 선출한 감시원들에게 지도ㆍ감독 권한과 함께 주민홍보대사로서 의무도 함께 부여했다.
이 같은 사업 결정판이 바로 동면 예그리나 마을 만들기다.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라는 슬로건으로 정이 있는 마을, 깨끗한 마을, 나라사랑 마을 등 3가지 목표 아래 9가지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이 가운데 말은 너무 쉽지만 실천은 상당히 어려운 ‘이웃 간 인사하기 캠페인’을 올해 상반기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공동주택이 이웃 간 삭막하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죠. 그래도 이웃에 사는 초등학생이 인사하면 누구나 인사를 받아줍니다. 그래서 인사하기 캠페인 주민리더는 바로 초등학생이 될 겁니다. 동산초, 석산초 학급 반장을 중심으로 리더를 구성해 마을과 학교에서 캠페인을 펼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온라인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예그리나 카페’, 태극기를 달고 싶어도 꽂이가 없는 자연부락을 위한 ‘태극기 꽂이 보급’, ‘마을 자율 청소’, ‘나라꽃 무궁화 심기’ 등 다양하고 기발한 사업이 올해 주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동면에는 풀어야 할 현안도 많다. 사송신도시, 가산산단개발, 석산초 과밀학교, 호포교 재가설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일들이 동면에 몰려 있다. 그래서 주민 민원을 해결해 줘야 하는 면장 책임도 막중하다.
“현안이 교육청 소관이든, 개인간 재산다툼이든 비단 양산시 업무가 아닐지라도 주민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문제라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공무원 자세라고 생각해요. 최종 결정권자가 아닌 면장이 해줄 수 있는 일이 크지 않더라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