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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균 (사)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정치학 박사 | ||
ⓒ 양산시민신문 |
얼마 전 정말 자랑스러운 보도가 나왔다. 동아일보가 종로학원과 함께 전국 1천629개 일반계 고등학교를 평가했는데, 경남 157개 학교 중 양산제일고가 경남 1등을 차지한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양산지역 우수학생들이 거창고나 거창대성고 등 자사고에 유학 갔었는데, 이제 그 학교들을 밀어내고 1등이 됐으니, 더 이상 양산 학생이 거창이나 부산에 유학 갈 필요가 없다.
양산제일고 올해 성적을 보면 눈부시다. 시민 모두가 제일고는 내신성적이 불리해서 정시에만 강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다른 대부분 학교는 정시결과가 미미하고 수시실적에 강하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현재 발표 완료된 수시성적만 보더라도 제일고는 서울대 5명, 포항공대와 카이스트 각 1명, 각종 의대 4명, 사관학교 5명 등을 비롯해 부산대 59명 등 속칭 ‘인(in)서울’과 ‘부산대 이상급’에 141명을 합격시켰다. 3학년 280명 중 무려 50% 이상이 수시전형으로 부산대 이상급 학교에 합격시키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아마 정시 발표가 완료되면 역대급 성적이 나올 듯하다.
제일고 학생은 우수한 아이들만 모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제일고 커트라인은 중학교 성적 30% 내외다. 2017년 커트라인은 35%다. 이렇게 대단히 비범하지는 않은 학생들을 모아 대단한 성적을 내는 비결은 뭔가? 오직 선생님들 열정과 사명감이다. 제일고 선생님들은 주말과 방학이 없다. 일반적으로 교사를 최고 직업 중 하나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바로 방학이 있기 때문인데, 제일고 선생님들은 방학이 없다. 학생들이 방학이 없고 주말이 없기 때문이다.
제일고 학생들은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 당일도 학교에 가서 공부한다. 이날은 이사장이 학생들에게 햄버거세트를 쏘는 날이다. 학교 급식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일고 이사장은 여든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일 새벽 6시 30분에 학교에 나가 모든 교실에 에어컨을, 겨울에는 히터를 가동시킨다. 가족 만류에도 불구하고 최강한파가 몰아닥쳤던 1월 15일 새벽에도 학교에 나가 히터를 켰다. 추운 날일수록 교실이 더 추운데 아이들이 와서 따뜻하게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일고 선전에는 양산시 지원도 큰 몫을 했다. 양산시는 학력우수학교 지원금 명목으로 2016년 제일고에 1억2천만원을 지원했다. 이 돈으로 제일고는 논술특강을 비롯해 학생들에게 사교육이 필요 없을 만큼 교육서비스를 제공했다. 양산시는 경남 다른 기초단체에 비해 교육 분야에 할 만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구호로 양산 발전을 위해 교육수준 향상을 외친다. 현실성 없는 교육공약도 난무한다. 그렇지만 경남교육 변방일 수밖에 없는 현재 교육지리적 여건과 각종 교원 인사제도 등으로는 양산교육을 끌어올리기 힘들다. 지원을 많이 하면 될까? 제일고를 제외한 다른 학교도 양산시 지원금이 있지만 결과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