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결혼 안식년 휴가 떠나요
그날 우리 둘이 나란히 서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겠다고
혼인 서약을 한 후
여기까지 용케 잘 왔어요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고
아니 오아시스가 사막을 가졌던가요
아무튼 우리는 그 안에다 잔뿌리를 내리고
가지들도 제법 무성히 키웠어요
하지만,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병사에게도 휴가가 있고
노동자에게도 휴식이 있잖아요
조용한 학자들조차도
재충전을 위해 안식년을 떠나듯이
이제 내가 나에게 안식년을 줍니다
여보,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내가 나를 찾아가지고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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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
ⓒ 양산시민신문 |
더군다나 황혼이혼이 늘어가는 현실에서 신조어로 나오는 ‘졸혼’, ‘결혼안식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혼자 시간 활용이 많은 것을 보면 분명 필요하다.
‘여보, 일 년만 나를 찾지 말아주세요/ 나 지금 결혼 안식년 휴가 떠나요’에서 시적 화자 표현처럼 결혼안식년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아내뿐만 아니라 남편 또한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간이, 또는 그 시기가 언제가 적절할지는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자신을 챙기고 돌아보는 과정에서 가족애와 부부애가 더 애틋해지고 새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